(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정부가 위안화 표시 원유 선물을 출시하며 위안화의 국제화에 한 발짝 더 다가섰으나 여전히 달러를 대체할 기축 통화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달러를 위안화로 대체하려는 중국 당국의 노력은 자본통제와 중국 정부의 불투명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로 달성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 위안화 비중 여전히 '미미해'…파운드 사례 참고해야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위안화의 비중은 전체의 1.1%에 불과하다.

이는 호주달러와 캐나다달러보다도 비중이 작다. 반면 미 달러화의 비중은 63.5%로 압도적이다.

SWIFT에 따르면 위안화의 국제 결제 비중도 1.1%로 7개 다른 통화보다 작은 편이다. 특히 2015년 8월 이후 위안화의 국제 결제 비중은 2.8%에서 지속해서 낮아지는 추세다.

또 현재 거의 모든 원유와 대다수 원자재는 달러로 거래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배리 아이켄그린 교수는 유가 산정에 위안화가 사용된다고 해서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위안화가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조만간 달러를 대체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유동성과 접근성의 부족으로 사용에 제한이 계속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파운드화가 현재 달러와 같은 부동의 입지에서 빠르게 달러에 자리를 내준 것처럼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위안화의 위상을 예단하긴 어렵다.

1993년까지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구리가는 파운드화로 표시됐으나 현재는 이는 달러로 대체됐고, 코코아만이 파운드화로 거래되는 실정이다.

경제사학자 캐서린 스헹크 교수에 따르면 원유는 달러로 오랜 기간 표시됐지만, 1970년대까지만 해도 원유 생산국들은 원유 결제의 20%를 파운드화로 했다.

세계 1차 대전(1914년~)이 발발하기 전까지 파운드화는 세계 기축통화였다.

달러화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세계 1, 2차 대전 이후 국제 금융시장에서 런던과 영국의 영향력이 크게 약화하면서부터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기 직전 브래튼우즈 협정으로 달러는 기축통화 지위를 얻게 된다.

다만 달러가 파운드화를 대체한 데는 경제적 영향력뿐만이 아니다. 이미 미국 경제는 달러가 파운드화를 대체하기 반세기 전인 1870년대 세계 최대 강국으로 부상해 영국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WSJ은 중국이 역사에서 배워야 할 교훈이 여기에 있다며 이미 중국은 몇 가지 영역에서 미국을 따라잡은 상태라는 점에서 위안화의 국제화를 가로막는 걸림돌을 살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 中 '자본통제' 제거해야…시장 개방 필요

WSJ이 지적한 주요 걸림돌은 당국의 자본통제다. 이는 중국 투자를 제한해 위안화 사용을 억제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중국은 급격한 자본유출을 억제하기 위해 자본 유출입을 엄격히 통제해왔다.

위안화 선물을 매도한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위안화 약세 베팅을 위해 이를 달러로 교환할 수 있어야 한다거나 혹은 투자할 위안화 자산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지만, 중국은 둘 다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우선 위안화 자산이 부족하다. 중국이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을 외국인에게 개방했음에도 외국인들의 비중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중국이 외국인들을 더 많이 유치하려면 시장을 더욱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UBS 에셋 매니지먼트의 헤이든 브리스코 픽스드인컴 담당 헤드는 "우선, 중국이 위안화 표시 원유 거래를 순항시키려면 자본통제를 없애거나 아니면 크게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지수에 중국 채권이 편입될 경우 중국 채권에 대한 외부 투자가 촉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자본통제에 대한 우려 이외에도 역내 시장에 대한 정부의 잦은 개입과 통화정책에 대한 투명성 부족 등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유입을 꺼리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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