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3%를 앞에 두고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적극적인 경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성장 전망을 그릴 수 없기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6일 분석했다.

신문은 시장 참가자들이 금리 인상의 종착지로 여기는 장기(Longer run)금리 전망치가 예상보다 낮은 데다 미중 무역마찰을 둘러싼 우려도 불거지고 있어 미국 장기 국채금리의 단선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2월 말 한때 2.95%대로 상승해 약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달 22일에는 2.80%대로 내려앉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내년과 내후년 금리 인상 횟수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지만, 장기 국채금리는 오히려 하락한 것이다.

신문은 이번 회의를 앞두고 연준의 장기금리 전망치 중앙값이 약 2.8%에서 3%로 조정될 것으로 전망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2.9%에 그쳤다는 점에 주목했다.

장기금리 전망치 중앙값은 공표가 시작된 지난 2012년 4%대에서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스탠리 피셔 전 연준 부의장은 지난 2016년 10월 한 경연에서 그 요인으로 잠재 성장률 하락 등을 꼽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 성장 능력인 잠재 성장률이 낮아지면 경기를 과열시키지도, 침체시키지도 않는 중립금리의 수준도 떨어진다.

트럼프 정권의 세제 개혁과 지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이번 FOMC에서 실질 경제 성장률(GDP)의 장기 전망치는 1.8%로 유지됐다. 다이와증권은 "경제 정책이 잠재 성장률을 올리지 못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한 일본 증권사 관계자는 잠재 성장률이 높아지지 않으면 장기금리 전망치 중앙값이 3%를 크게 웃돌 가능성이 낮아지고 10년물 국채 금리가 오를 여지도 적어진다고 판단했다.

또 미중 무역마찰에 대한 경계심도 국채금리를 아래로 누르고 있다. 관세 부과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이 있을 수 있지만 다이와증권은 이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현재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경기침체를 점칠 상황은 아니나 시장 참가자들의 지나쳤던 기대가 되돌려진 것은 사실이라며, 미국 장기 국채금리의 한결같은 상승을 예상하긴 어려워졌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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