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주요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잇따라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작업이 진행되면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포지티브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김상조 위원장은 그동안 대기업들과 소통을 강조하는 이른바 '포지티브 캠페인'을 벌여왔다.

지난해부터 김상조 위원장은 5대 기업들과 간담회를 비롯해 유통 대기업 간담회, 프랜차이즈 대표 간담회 등을 주도적으로 개최하며 꾸준히 소통했다.

그동안 간담회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재벌 개혁을 주문한 김상조 위원장의 압박전략은 최근 들어 서서히 효과를 거두고 있다.





김상조 위원장이 지난해 말을 대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의 1차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이후 롯데그룹과 CJ그룹 등이 지주사 전환의 틀을 마련하고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현대차까지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작업에 착수하며 주요 5대 그룹의 순환출자 고리 끊기는 마무리 과정으로 접어들었다.

특히 공정위는 지난해 말 순환출자 문제와 관련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에서 새로운 고리가 형성됐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404만주를 처분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이에 삼성SDI는 삼성물산 주식 404만여주를 5천599억여원에 매각 작업을 고민해왔고 결국 매각 처분했다. 특히, 삼성SDI는 삼성물산 주식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한 이후 곧바로 매각을 완료하는 신속함을 보였다.

공정위는 이러한 삼성SDI의 결정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다른 기업에도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삼성이 지배구조와 관련해 조치에 나선 것은 이번 지분 매각이 처음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러한 작업을 계기로 다른 기업에도 퍼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의 자구 노력이 이어지면서 일부에서 제기됐던 '포지티브 캠페인'에 대한 논란도 당분간은 사라질 전망이다.

김상조 위원장은 그동안 재벌 개혁의 실패 요인이 조급증에 있다고 진단했다. 조급증을 버리고 속도는 느리지만 재벌 개혁을 꾸준히 추진하겠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일관된 원칙이었다.

대형로펌 한 관계자는 "지금의 김상조 위원장은 끊임없이 기업들과 대화하며 해결책을 찾아보자고 주문하고 있다"며 "이러한 포지티브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여 시장에서도 평가가 좋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스스로 순환출자를 끊고 자발적인 개혁에 나서는 것이 강제적으로 윽박지르는 것보다 오히려 효율적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공정위는 앞으로는 '포지티브 캠페인'에만 국한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공정위는 오는 상반기 중에 주요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내부거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고 공익재단이 지배구조에 끼치는 영향 등도 분석해 내놓게 된다.

공정위 다른 관계자는 "김상조 위원장이 오는 6월을 1차 단기과제 시기로 말해온 만큼 재벌개혁의 성과에 대해 논의할 기회를 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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