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기아자동차가 6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로 모습을 드러낸 '더 K9'은 조수석에서는 안락한 아빠차 같다는 느낌을 받지만, 직접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잡았을 땐 독특한 주행감성과 운전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있는 최고급 오너드라이버용 차량이다.

기아차는 지난 16일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서울에서 더 K9 시승회를 가졌다. 주력 트림인 '3.3 가솔린 터보 그랜드마스터즈 풀옵션' 모델을 타고 시그니엘서울에서 춘천시 더프레이어스 골프클럽까지 왕복 거리 150km를 달렸다.

본 모델은 6기통 트윈터보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고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kgf.m, 복합연비 8.1km/ℓ 등을 가졌다. 가격은 6천650만원~8천230만원 선이다.





처음 실내에 들어섰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대형 내비게이션 화면이었다. 시원시원한 디자인에 각종 기능이 직관적으로 꾸며졌다.

도심 코스에서는 단연 정숙성이 돋보였다. 시동이 걸렸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엔진소음이 제거된 가운데 노면에서 올라오는 약간의 소리만 존재했다.

고속주행에서는 대형차답게 안정감과 탄탄한 가속도를 경험할 수 있었다. 주행모드를 에코모드에서 컴포트모드로 바꿨을 때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스포츠모드로 설정하고 가속페달을 밟자 분당회전수(rpm)가 5천대를 웃돌면서 치고 나갔다. 시원시원한 배기음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와 운전하는 재미도 배가됐다.

시속 100~110km를 유지하면서 달릴 땐 전혀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감이 있었다.

가속페달을 최대로 밟자 순식간에 시속 170km까지 버거움 없이 속도가 올라갔다. 그럼에도 떨림이나 소음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제동 성능은 강단이 있었다. 제동 초기에 부드러운 감속이 이뤄지면서도 밀리는 느낌이 없었다. 급제동시에도 흔들림 없이 자기 차선을 지켰다. 앞 차량과 간격이 줄었을 땐 전방 충돌방지 보조 시스템이 이를 감지하고 미리 차량의 속도를 줄였다.





뒷창문을 열었을 때 느껴지는 풍절음은 다소 컸다. 창문을 열어둔 상태로 터널 입구에 다가서자 터널연동자동제어에 의해 저절로 창문이 닫힌 점은 유용했다.

핸들은 크게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의 무게에 반응속도도 빨랐다. 핸들을 잡고 좌우로 마구 흔들어봤지만 큰 쏠림 없이 안정적이었다. 급커브 구간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통과했지만, 안정적으로 돌아나갔다.

핸들에서 손을 놓고 주행하자 차량은 스스로 차선을 따라 운행했다. 다만 급커브 구간에서 차량을 좌우로 잡아주는 과정에서 주행이 다소 불안정해지는 점은 옥에 티로 보였다.

지방국도 구간에 접어들었을 땐 비포장도로에서의 승차감 등을 시험해 볼 수 있었다. 특히 방지턱을 넘을 때 속도를 미처 줄이지 못했음에도 충격이 거의 느껴지지 않은 점 등은 인상적이었다.

간선도로에서 잘 작동하던 차로 이탈방지 시스템은 차선이 지워졌거나 노면 상태가 고르지 않은 곳에선 작동하지 않았다. 아직 자율주행의 한계로 시스템이 반복해서 꺼졌고, 다시 켜보려고 시도했지만 지원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나왔다.





mj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