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시중 은행장에게 노동시간 단축의 모범 사례가 돼 줄 것을 당부했다.

김 장관은 19일 오후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노동시간 단축 관련 은행업종 간담회'에 참석해 은행의 노동시간 단축이 청년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은행 등 21개 업종이 특례업종에서 제외돼 주 52시간이 기업규모별로 내년 7월 1일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된다"며 "은행이 조속히 노동시간 단축을 현장에 안착시켜달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은행의 노동시간이 다른 업종에 모범사례가 돼야한다"며 "노동시간 단축이 더 많은 청년이 금융 분야로 취업할 기회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여성 행원의 차별도 해소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 장관은 "은행의 여성 노동자 비율은 40%에 달하지만, 관리직비율은 13%에 불과하다"며 "승진은 물론 채용 과정에서도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은행과 하나금융그룹의 사례도 직접 언급했다.

기업은행은 최근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29개 중소기업 직원 전용으로 'IBK 남동사랑 어린이집' 문을 열었다.

하나금융그룹은 중소기업 임직원과 지역 주민을 위해 2020년까지 국공립 어린이집 90개, 직장어린이집 10개를 건립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중소기업 노동자와 맞벌이 부부들을 위해 다른 은행들도 이와 같은 상생협력 노력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김태영 전국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신한ㆍ우리ㆍSC제일ㆍKEB하나ㆍKB국민ㆍ한국씨티ㆍ산업ㆍ농협ㆍIBK기업ㆍ부산은행 등 10개 은행의 행장과 부행장이 참석했다.

김 부위원장은 은행권이 노동시간 단축을 선제로 도입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52시간 노동시간 단축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획기적인 변화"라며 "은행권이 적극적이고 선도적으로 법정 시한인 내년 7월보다 앞당겨서 근로시간 단축을 시행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추가적인 일자리 창출도 고려해달라"며 "금융위도 고용부에서 선도하는 노동시간 단축이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은행들은 최대한 말을 아꼈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은 "노동시간 단축은 법 개정 사항으로 일자리 질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다만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서는 노조와 상생하는 노사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시중 은행장도 "잘해야 하지만 아직은 고민"이라며 "노조와 함께 사측 나름의 대응책을 마련해 보겠다"고 말했다.

jsje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