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롯데면세점이 임대료 갈등으로 자신들이 반납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사업권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업계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면세점업계에서는 공공기관에서 진행하는 공개입찰에 롯데면세점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을 수시로 번복하면서 앞으로도 비슷한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0일 인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이날 진행되는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입찰 설명회에 호텔롯데 면세점, 호텔신라, 신세계디에프, 한화갤러리아, 현대백화점 면세점, HDC신라, 두산,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 듀프리글로벌 등 9개 업체가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설명회는 국내 면세점 사업자 빅3(롯데, 신라, 신세계)와 글로벌 1위 업체(글로벌 듀프리) 등이 모두 참여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롯데면세점은 사업권 반납 한 달 만에 같은 사업권에 재도전한다.

지난달 롯데면세점은 제1터미널 4개 사업권 중 주류·담배 사업권(DF3)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사업권(DF1, DF5, DF8)을 반납했다.

롯데면세점은 당시 면세사업자가 전체 사업기간(5년)의 절반이 지나면 계약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면서, 위약금 1천870억원을 납부하고 사업권을 자진 반납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사업권을 반납하자마자 다시 도전하는 롯데의 행태가 향후에도 악용될 수 있다면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자신들이 반납한 사업권에 대해 한 달 만에 다시 도전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애초의 계약을 무력화하고 다시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맞게 사업을 설계하려는 의도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롯데의 이런 행태는 새로 입찰이 진행되는 사업권의 연간 매출이 최대 1조원에 달하는 대어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이 사업권을 누가 따내느냐에 따라 국내 면세점 사업자들의 위상도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반납한 인천공항의 면세사업권을 아직 운영하는 롯데는 시장점유율이 42%가량으로 떨어져 있다. 이번에 사업권을 따내지 못하면 점유율은 35% 정도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신라면세점(호텔신라)이 사업권을 따낼 경우에는 현재 28%의 점유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롯데면세점과 면세점 시장에서 양강구도를 이루게 된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번 입찰에서 면세점 사업권을 조기 반납한 경우 심사에서 페널티를 주는 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이러한 제도가 사업권 입찰에서도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사업권 반납으로 감점이 불가피하다. 신세계면세점도 지난 2016년 김해공항에서 철수한 경력이 있고 한화갤러리아도 지난해 제주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했다.

이번 사업권은 오는 7월부터 5년간 신규계약으로 이뤄지고 임대료 수준이 기존 입찰에 비해 최대 48%가량 낮아진다는 점이 업계에 유리하다고 평가된다.

이에 대해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사업 타당성을 꼼꼼하게 살피고 향후 입찰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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