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국내 건설사들의 채권 발행에 청신호가 이어지고 있다. 꾸준한 수요예측에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정치적 호재가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인식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23일 연합인포맥스의 채권 발행정보 종합에 따르면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 건설사의 올해(지난 20일까지) 채권발행액은 8천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현대건설과 롯데건설이 채권을 내놨고 이달에는 대림산업과 대우건설, SK건설이 합류했다. 이 중 롯데건설과 대우건설만 사모로 발행하고 나머지는 수요예측을 거친 공모발행이다.





작년 같은 기간 중 10대 건설사의 채권 발행은 롯데건설과 SK건설이 전부였다. 이들의 총 발행액은 3천400억원으로 올해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친다. 롯데건설은 이때도 사모 발행을 고수해 대형건설사의 수요예측은 SK건설이 유일했다.

이러한 동향은 중소형 건설사를 합쳐도 유사하다. 지난주까지 국내 건설사의 채권발행액은 약 1조1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같은 기간은 약 6천억원가량이다.

중견 건설사의 수요예측도 작년보다 늘었다. 한화건설이 공모시장에 돌아왔고 태영건설은 공모를 통한 발행액을 300억원 확대했다. 10대 건설사 중 하나인 포스코건설도 오는 24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부터 불어온 건설사 훈풍이 올해에도 이어지면서 작년에 소수의 건설사만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것과 대비된다"며 "실적이 개선된 요인도 분명 작용하고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을 우려한 사전 발행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금리 역전에도 금리인상 속도가 완만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금리인상을 단행하기 전 채권을 내놓겠다는 건설사들의 움직임은 정치적 호재까지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남북정상회담의 수혜대상이 건설사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 경제협력에 따른 인프라(사회간접자본) 확충으로 건설사들의 일감이 늘어나느냐가 관건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방은 주택경기가 하락했고 서울과 대도시는 주택규제의 여파로 수주가 불안정해질 수 있는데 남북정상회담으로 예상치 못한 발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며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면 건설채의 유통금리도 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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