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위상 흔들림 없을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과 이란 등 일부 국가들이 국제 사회에서의 달러의 지배력을 약화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주 이란 중앙은행은 외환 계정을 표기할 때 달러 대신 유로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국 통화 리알(rial)의 가치를 표기할 때 유로를 기준으로 삼게 된다.

또 이란 정부는 국영 기관들에 재무 및 통계 보고서에 유로를 사용할 것을 지시했다.

지난달 중국 정부는 위안화 표시 원유선물을 도입해 달러로 표시되는 국제 원유선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베네수엘라는 최근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 '페트로'를 출시했으며 러시아는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금 보유액을 늘리고 있다.

이러한 국가들이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고 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이들 국가와의 반목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이런 모든 노력이 달러의 지위를 약화하진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버드대학의 케네스 로고프 교수는 "미국은 금융제재를 매우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러시아, 이란과 같은 나라들은 달러에서 벗어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로고프 교수에 따르면 전 세계 거의 60% 국가들이 2015년 기준 자국 통화를 달러에 고정된 환율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76%를 차지한다.

이는 여전히 달러의 지위가 안정적임을 시사한다.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따르면 하루 5조1천억 달러 규모인 국제 외환시장에서 2016년 기준 10건의 거래 중 거의 9건은 미 달러로 이뤄졌다.

전 세계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의 달러 비중도 거의 전체의 3분의 2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이다.

로고프 교수는 지난 수십 년간 달러의 지배력은 "깜짝 놀랄 만큼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유로화는 1999년 도입된 이후 비중이 확대되다 유로존 재정위기로 위상이 다소 약화했다. 재정위기 직전인 2009년 유로화가 글로벌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까지 상승했었다.

그러나 작년 4분기 유로화 비중은 20%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1년간 달러화 가치가 5%가량 하락했지만, 여전히 달러의 위상은 흔들림이 없다.

최근 중국이 위안화 원유선물을 통해 달러로 표시되는 원유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이 역시 달러의 위상을 흔들진 못하고 있다.

스위프트에 따르면 지난 2월 위안화의 국제결제 비중은 1.6%에 그쳤다. 또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위안화의 비중도 1.2%에 불과하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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