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미국의 국채금리가 3% 선을 넘나들면서 국내 회사채시장도 긴장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국내 회사채시장이 1차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국내 국채금리와 시장금리 상승이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2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10년만기 국채금리가 3%대를 돌파하며 지난 2013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감 등으로 미국 국채금리가 우상향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엔 미국 내 수요 요인도 더해졌다. 전일 발표된 경제지표는 미국 경기가 양호한 수준임을 보여줬다.

물론 국내시장은 미국과 온도차가 있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평가다.

지난해 10월부터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 물가안정 목표치 2%에 미치지 못하면서 물가상승률 2% 달성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확산됐다. 이에 더해 내수상황과 고용상황도 기대만큼 좋지 못한 탓에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6%로 인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국내 회사채시장이 미국 국채금리 상승의 영향을 단기적으로는 받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국내 국채금리는 3·5·10년물 모두에서 상승하는 듯하다가 전일 하락 마감했다. 3년 만기 회사채 'AA-' 등급민평금리는 전일보다 1.4bp, 'BBB-' 등급민평금리는 2.5bp가량 하락했다.

남북정상회담과 5월 국고채 발행계획,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 등 국내외 이벤트를 앞두고 시장 추이를 탐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한국과 미국은 경제적인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미국 국채금리가 오른다고 국내 국채금리가 곧장 따라 오르지는 않을 것"이람 "지금은 국채와 시장 모두 탐색을 하는 시점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신용스프레드 흐름에 대해서는 보합 내지 확대를 전망했다. 특히나 지난 2016년부터 계속된 금리인상 기대감이 기관투자자들의 매수 타이밍을 늦췄음을 감안하면, 미국 국채금리가 계속 우상향으로 간다고 가정했을 때 스프레드는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른 증권사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은 회사채시장에 1차적인 충격을 주기보다는 국내 국채금리가 받는 영향으로 인한 2차적인 효과를 고려할 만한 요인"이라며 "긴 호흡에서 미국 금리가 상승한다 하더라도 국내 금리 요인이 회사채시장에선 더 중요한 재료"라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국내 시장금리를 끌어올린다면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통한 직접자금 조달에 부담을 느낄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장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과 지난 1분기 선발행 물량이 많았던 점을 들어 2분기 회사채 발행시장이 다소 위축될 것으로도 내다봤다.

부채자본시장(DCM) 관계자는 "국내 국채금리와 시장금리가 따라 올라가면 기업들 입장에서는 조달비용이 상승해 회사채 발행이 까다로워질 수 있다"며 "지난 1분기와 4월에 상당 부분 회사채가 선발행됐고 오는 6월 반기보고서가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2분기엔 회사채 발행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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