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석 씨 '무엇이 강자를 만드는가' 출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나무늘보는 하루 24시간 중 20시간 이상 잠을 자고 100미터를 이동하는 데 한 시간이 걸릴 정도로 움직임이 둔하지만 이게 다 '생존 전략'이다.

나무늘보가 서식하는 남미 지역의 대표적 포식자인 재규어는 느린 생명체를 잘 포착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무늘보의 게으름은 오히려 생명을 지켜주는 방패가 된다.

신간 '무엇이 강자를 만드는가'(KMAC 펴냄)는 환경부 대변인을 지내는 등 오래 공직 생활을 한 뒤 현재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이사장으로 있는 정회석 씨가 쓴 책이다.

저자는 "살아남는 자는 가장 강한 자도, 가장 현명한 자도 아닌 변화하는 자다"라는 찰스 다윈의 말을 앞세워 자연으로부터 변화에 적응하는 전략을 배울 것을 권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총 56종 동·식물의 생존 전략을 하나씩 살펴보면 강자와 약자라는 위치는 고정적인 게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야생에서 가장 강한 포식동물인 호랑이와 사자는 멸종 위기에 처해 있지만 '연약한' 모기는 인간의 목숨을 가장 많이 앗아가는 동물 1위라는 게 저자의 지적이다.

저자는 연약하다고 무시하지 말라고, 하찮은 존재가 어느 순간 가장 무서운 존재도 돌변할 수도 있다고 충고한다.

인간은 개체로서는 약하지만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집단을 만들어 힘을 강화한 동물이다.

아무리 치열한 경쟁을 펼치더라도 서로 후유증을 남기지 않으려면 '51% 수준으로만' 이겨야 한다는 조언도 자연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순록 수컷들은 간혹 뿔을 부딪치며 싸우긴 하지만 의례적인 대결을 할 뿐이고 승자가 정해지면 패자는 깨끗이 물러난다.

한쪽이 승리하더라도 상처뿐인 영광만 남는 경우를 피하려고 지혜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나무늘보라고 항상 게으른 것은 아니다.

짝짓기 상대를 만나면 게으르거나 느린 행동을 찾아볼 수 없으며,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다른 수컷과 격렬한 싸움도 한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는 아무리 나무늘보라도 목적이 달라지면 행동도 달라진다고 결론 내린다.

247쪽. 1만4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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