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국내 정유사들이 국제유가 변동성 등에 대비해 석유화학부문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가운데 전통 석유화학 부문에 속하는 올레핀 사업에서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최근 2조7천억원을 들여 올레핀과 폴리올레핀을 생산하는 설비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를 통해 지난해 약 33% 수준이었던 비정유부문 영업이익 비중을 오는 2022년까지 45%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정유사들은 기존에 영유하던 정유사업 이외 석유화학 부문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특히 올레핀 계열 제품은 기존 석유화학업계가 전통적으로 생산해온 부문에 속한다.

기존 석유화학업계는 납사분해시설(NCC)을 통해 올레핀 계열인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을 생산했다. 반면 정유사들은 벤젠·톨루엔·파라자일렌(BTX) 등 아로마틱(방향족) 계열의 제품을 만들었다.

정유사들의 전통 석유화학사업으로의 저변 확대는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 등 불확실성 속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시키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은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생산에 있어서도 치열한 경쟁구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현대케미칼(JV)을 설립해 BTX의 원료인 MX(혼합자일렌)를 생산해 왔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번 사업확장을 통해 연간 폴리에틸렌 생산을 75만톤, 폴리프로필렌 생산을 40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GS칼텍스는 여수공장 인근에 2조원을 들여 올레핀 생산시설을 짓기로 했다. 오는 2022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향후 에틸렌 생산능력을 70만톤, 폴리에틸렌을 50만톤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에쓰오일은 약 5억원을 투자해 올해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RUC/ODC)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하루 7만6천배럴의 잔사유를 프로필렌 및 휘발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고 연간 40만5천톤의 폴리프로필렌(PP)과 30만톤의 산화프로필렌(PO)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자회사 SK종합화학은 지난해 6월 중국에서 현지 국영 석유기업 시노펙과 중한석화를 합작으로 설립했다. SK중한석화는 오는 2020년 설비 추가 증설을 마치면 연간 110만톤의 에틸렌과 90만톤의 폴리에틸렌, 70만톤의 폴리프로필렌 등을 생산할 것으로 기대했다.

최근 PX(파라자일렌) 가격이 공급과잉 등으로 하락하는 반면 올레핀 마진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은 향후 올레핀 사업확장에 호재로 꼽힐 전망이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014년 이후 석유제품 수요가 빠르게 증가한 가운데 정제설비 증설은 제한적이어서 석유제품의 공급이 타이트해진 상황"이라며 "화학 부문의 경우 PE(폴리에틸렌) 스프레드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PX(파라자일렌)는 박스권 스프레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역내 정기보수 물량이 크고 북미는 올해도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에틸렌 마진은 올해 상반기 호조세를 지속할 전망"이라며 "올해 상반기 크래커와 연결된 220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이 정기보수에 들어가면서 프로필렌 가격 및 스프레드는 추가적인 개선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mj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