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최근 몇 달 동안 국제 유가가 급등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조만간 증시는 적대적인 환경에 직면할 것이라고 씨티그룹이 14일(현지시각) 전망했다.

씨티그룹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키로 한 결정은 "지정학적 전환을 동반하고 이는 미국 경제를 스태그플레이션으로 향하게 하는 방아쇠가 될 것"이라며 경제성장 둔화와 걷잡을 수 없는 물가가 결합하면 "특히 위험 자산에 적대적인 환경이 조성된다"고 우려했다.

씨티그룹은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는 동시에 유가가 계속 오르고 글로벌 경제성장세가 예상보다 약해진다면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커질 것이며 특히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이 취약해진다고 봤다.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하고 이란에 새로운 제재를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란이 전 세계 석유 총생산량의 약 4%를 차지하는 만큼 미국이 제재한다면 석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과거 2012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에 경제 제재를 가했을 때 이란의 1일 석유 수출량은 약 150만 배럴까지 하락했다. 이후 2015년 제재가 해제되면서 이란의 1일 석유 수출량은 100만 배럴 넘게 늘어났다.

다만 대부분의 시장 분석가들은 올해 말이면 트럼프 정부의 이번 제재가 낳는 충격은 오바마 정부와 비교할 때 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트럼프 정부의 제재로 감소하는 이란의 1일 석유 수출량이 30만~50만 배럴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PVM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타마스 바르가 연구원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이 아닌 국가들이 이란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분명한 것은 변동성이 오리라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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