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신한 되자'…은행 물밑경쟁 시작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서울시금고 혈투를 끝낸 시중은행 간 기관영업 경쟁이 구금고로 옮겨갔다.

최근 중구와 구로구가 입찰 공고를 낸 가운데 대다수 자치구는 8월부터 금고 은행 지정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특히 강남 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 등 예산 규모가 큰 자치구를 중심으로 이를 차지하기 위한 은행들이 전략 마련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구로구는 구금고 입찰 공고를 내고 내달 25일부터 제안서를 신청받는다.

단수금고 체제를 확정한 구로구는 내달 5일 은행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자치구 중 가장 먼저 입찰 공고를 낸 중구는 내달 1일 설명회를 열고 되도록 6월 안으로 운영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영등포구청은 이번 주 입찰 공고를 내고 7월부터 제안서를 신청받을 예정이다. 단수금고 체제를 확정한 영등포구청은 늦어도 8월까지 금고 은행을 확정할 예정이다.

그 밖의 자치구들은 내달 13일 예정된 지방선거가 끝나고 금고 운영 체제를 확정해 8월부터 본격적인 입찰 공고를 낼 계획이다. 통상 3개월 정도 소요되는 만큼 10월께는 구금고 경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서 서울시금고 입찰 경쟁에 뛰어들었던 은행들은 벌써 구금고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25곳에 달하는 자치구를 공략하기 위해선 본점 차원의 전략 마련 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에 입점한 점포의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간 예산 규모가 7천억 원 안팎으로 큰 강남 4구나 용산ㆍ은평ㆍ관악ㆍ노원ㆍ영등포구 등 핵심 지역은 은행들이 가장 예의주시하는 곳이기도 하다.

대게 자치구는 단수금고로 운영되지만, 예산 규모가 크면 복수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고 자치구와 연계한 영업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어서다.

은행 중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곳은 내년부터 서울시 1 금고를 맡게 될 신한은행과 2금고인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그간 시 금고 타이틀을 내세워 25곳의 자치구 중 용산구를 제외한 24곳에서 1 금고를 맡아왔다. 104년간 독점해 온 서울시금고를 신한은행에 내주면서 구금고 시장을 선점하는 데 불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셈이다.

하지만 일부 자치구들 사이에선 반드시 시금고와 같은 은행을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구금고 시장만큼은 '덜 뺏기겠다'는 방침이다.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농협은행 등은 특정 지역 1~2곳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이 용산구 1 금고와 강남구 2 금고를 전담하다 서울시금고가 된 것처럼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금고 은행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선 최대한 많은 지자체 금고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서울시금고를 따낸 신한은행이 유리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지만 결과는 두고 봐야 한다"며 "과거에도 시스템 수수료 부분만 아니라면 시금고와 다른 은행을 선택해도 금고 운영에 큰 불편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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