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국내 석유화학업계 맏형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올해 2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인수합병(M&A)으로 자회사에 편입된 팜한농과 LC타이탄의 실적이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LG화학이 오는 2분기 팜한농의 실적 부진에 다소 주춤한 반면 롯데케미칼은 LC타이탄의 실적 정상화로 수익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추정됐다.

연합인포맥스가 5일 주요 증권사들이 최근 3개월 이내에 제시한 실적 전망치를 근거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LG화학은 올해 2분기 6조8천334억원의 매출과 7천4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7.07%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3.05% 줄어드는 전망치다.

같은 방법으로 롯데케미칼은 올해 2분기 매출 4조2천504억원, 영업이익 7천319억원 등을 거둘 것으로 추정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31%, 영업이익은 15.77% 증가하는 수준이다.

두 기업은 지난 1분기에 국제유가의 급등락과 부정적 환율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18% 이상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롯데케미칼의 지난 1분기 실적 부진이 말레이시아 자회사 LC타이탄의 신증설 NCC(납사분해설비) 상업가동이 지연된 데서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LC타이탄의 9만3천톤 규모 에틸렌 증설물량이 오는 2분기부터 풀리면 비용 감소 효과 등으로 1천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했다. 또 인도네시아 가동률 상승 등도 실적 정상화에 힘을 보탤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0년 말레이시아 석유회사인 타이탄을 1조5천억원을 투자해 인수했다. 인수 초기만 해도 LC타이탄은 저조한 모습을 보이며 실패한 인수합병(M&A)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후 LC타이탄은 점차 수익성을 개선해 지난 2016년에는 롯데케미칼 인수 이후 최대 실적을 거뒀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 강세와 말레이시아 증설설비 가동 부진에 따른 비용 증가로 롯데케미칼의 1분기 실적이 부진했다"면서도 "2분기에는 말레이 증설설비 정상화와 양호한 스프레드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내년까지 증설로 인한 외형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LC타이탄과 여수공장, 미국공장 등의 상업가동이 연이어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지난 1분기 기초소재부문과 전지부문의 선방으로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정보전자소재부문과 팜한농의 실적 부진이 전체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LG화학은 지난 2016년 팜한농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후 팜한농은 지난해부터 흑자전환하는 등 실적 정상화를 이뤄 나갔다. 그러나 올 1분기 계절적 특성 등 요인으로 팜한농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전문가들은 오는 2분기에도 정보전자무분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팜한농이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LG화학의 실적회복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고 봤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글로벌 매크로 환경에 따라 LG화학의 실적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있다"며 "생명과학과 팜한농도 수주비용과 R&D 비용이 집행되면서 전년 대비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초소재사업부는 환율과 스프레드 영향이 서로 상쇄되며 1분기 대비 소폭 증익에 그칠 전망"이라며 "메탈 가격의 평균 투입단가 상승, 팜한농의 비수기 진입, 디스플레이 업황 부진 등으로 감익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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