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대기업집단이 브랜드수수료 등으로 자·손자회사와 체결한 배당외수익이 배당수익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주회사의 수익구조 및 출자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환집단 지주회사의 매출액에서 배당외수익의 비중이 평균 43.4%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셀트리온홀딩스는 배당외수익 비중이 100%였고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84.7%), 한솔홀딩스(78.8%), 코오롱(74.7%)도 높았다. CJ(62.7%), 한진칼(58.5%), LS(55.0%)를 비롯해 전환집단 지주회사 18곳 가운데 배당외수익 비중이 50%를 넘는 곳이 8곳이었다.

배당외수익은 브랜드수수료, 부동산임대료, 경영컨설팅 수수료 등 3개 항목으로 이뤄지는데 18개 회사 중 적어도 한 항목을 계열사에 징수하고 있었고 4개사는 3개 항목 모두 걷고 있었다.

이들의 배당수익 비중은 평균 40.8%에 그쳤다.

부영과 셀트리온홀딩스는 배당수익이 전무했고 한라홀딩스(4.0%)도 한자릿수에 불과했다. SK(20.0%), CJ(21.0%), LG(44.0%)도 배당수익 비중이 50%에 못 미쳤다.

이는 기타 지주회사 중 일반집단 소속 지주회사의 배당수익 비중이 56.8%, 중견지주회사의 배당수익 비중이 58.9%인 점과 대조적이다.

공정위는 전환집단 지주회사가 보유 중인 자회사의 지분율 평균이 낮을수록 배당외수익 비중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배당외수익이 많아 자회사 지분율을 높일 필요가 없었다고도 볼 수 있다.

출자실태를 분석한 결과 전환집단 지주회사는 자회사보다 손자회사, 증손회사를 늘리는 방식으로 지배력을 확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전환집단 지주회사의 소속회사 수는 2006년 15.8개에서 2015년 29.5개로 86.7%포인트(p) 늘었는데 자회사 수는 7.1%p 증가한 반면 손자회사 증가폭은 175.0%p였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환집단 지주회사의 총수일가지분율이 49.09%에 달한다. 이 경우 지주사가 자회사를 늘리려면 자본금이 많이 늘어야 하므로 자회사를 통해 손자회사를 늘리고, 손자회사를 통해 증손회사를 늘리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전환집단 지주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5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거래는 배당외수익 관련 거래가 대부분이었고 이 거래들은 모두 수의계약으로 이뤄졌고 50억원 미만이어서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는 등 감시, 견제도 받지 못했다.

공정위는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주회사 제도가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 사익편취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6일에 제도 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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