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곡선 역전-리세션 관계 신뢰성 의문

대안 지표…단기금리와 내재선물이자율 스프레드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채권시장의 수익률 곡선 평탄화(플래트닝)가 리세션(경기침체)의 전조 신호인지를 두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상 연준이 단기 금리를 인상할 때 장단기 국채금리 스프레드는 좁아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단기 국채 금리가 장기 국채금리보다 더 크게 올라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날 경우 1~2년 내 리세션이 따라온다는 게 통설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 나타나는 수익률 곡선 평탄화를 고려해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달 한 인터뷰에서 "모든 종류의 역전은 리세션의 확실한 신호다"라며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는 상황에 있게 되는 것을 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2년물과 10년물 국채금리 스프레드는 0.3%포인트 수준으로 2007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좁혀졌다. 이는 1년 전의 1%포인트, 3개월 전의 0.5%포인트보다는 확실히 낮아진 상태다.

연준 내에서 수익률 곡선 평탄화에 대해 우려하는 위원으로는 보스틱 총재 이외에도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등이 있다.

수익률 곡선 평탄화, 즉 기간 프리미엄이 좁혀지는 것을 우려하는 이들이 많아질 경우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부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3월 기자회견에서 수익률 곡선을 주시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수익률 곡선 평탄화가 리세션의 조짐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통제에서 벗어나 연준이 긴축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경제는 리세션에 놓였다"라며 이 때문에 일부 수익률 곡선 역전이 리세션의 전조였지만, "지금은 그러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그럼에도 연준 내에서는 수익률 곡선 평탄화에 대한 토론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 지난 6월 FOMC 의사록에서 확인됐다.

일부 위원들은 지난 몇 년간 각국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QE) 조치로 장기 금리가 크게 낮아진 상태라 현재의 수익률 곡선 스프레드가 미래의 리세션 여부를 가늠할 신뢰할만한 지표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준 이코노미스트 추정치에 따르면 소위 기간 프리미엄, 즉 장기 채권 보유자에게 해당 만기까지 금리 불확실성에 대해 추가로 지불하는 프리미엄은 지난 몇 년간 약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 5월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더욱 낮아진 기간 프리미엄은 수익률 곡선 역전과 리세션 사이의 전통적 관계에서 가져올 수 있는 결론을 "다소 억누를지 모른다"고 언급해 기간 프리미엄의 하락으로 수익률 곡선 역전이 리세션의 전조를 설명하는 데 부적절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달 연준 이코노미스트들은 리세션을 가늠할 새로운 지표로 단기 국채 금리와 현 시점에서 6개 분기 이후에 동일 만기 국채에 대한 내재선물이자율 스프레드를 비교하는 지표를 내놓았다.

이들은 이러한 단기 포워드 스프레드가 최근 몇 년간 좁혀지지 않았다며 이는 리세션 가능성이 작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지난달 한 인터뷰에서 그는 현재 이와 같은 지표들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언급해 대안 지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카플란 총재는 지난 6월 인터뷰에서 현 수익률 스프레드 평탄화는 장기 성장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하며, 연준의 금리 인상 계획에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내년 봄에 자신이 추정하는 중립금리 2.5~2.75%까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10년물 금리가 그때까지 더 올라가지 않는다면 나는 금리를 올리는 것을 "매우 꺼릴 것"이라고 말했다.

카플란 총재는 "이번엔 다르다는 것을 확신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라며 "따라서 나는 (금리를 계속 올리는 것을) 매우 경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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