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국내 주요 은행들이 사업 다변화와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자산관리(WM) 부문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고객들에게 투자 전략을 제안하는 하우스뷰를 강화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그룹은 지난해 9월 출범한 고객자산가치제고협의회를 중심으로 매달 WM 하우스뷰를 정하고 있다.

이 협의회는 농협금융지주 자산운용전략부와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NH-아문디자산운용의 WM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협의회는 분기별·월별 토론을 거쳐 글로벌 경제전망에 기반을 둔 자산배분과 상품전략을 수립한다.

이달 하우스뷰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가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 따라 해외주식에 대한 비중을 소폭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 같은 그룹 차원의 하우스뷰는 상대적으로 WM 사업 기반이 약한 농협은행의 영업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하우스뷰는 농협은행의 영업점에 전달돼 WM 영업의 지침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하우스뷰를 토대로 계열사들의 상품라인업을 결합해 시너지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하우스뷰를 제시하는 것을 넘어 고객들에게 투자 전략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은행들의 고민도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번 달부터 고객들에게 월간 WM 투자 전략을 동영상 콘텐츠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자산별 전략과 글로벌 시장 이슈를 고객들이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기예보 형식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우리은행은 홈페이지의 자산관리 코너에 주간 단위로 세밀한 투자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마켓뷰, 경제 이슈, 세무, 부동산 등 다루는 항목도 다양하다.

전통적인 'WM 명가'로 꼽히는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은 하우스뷰 강화에 그치지 않고, WM 사업에서 한 단계 레벨업을 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 WM 사업 관련해 증권사와 협업을 가장 먼저 시도했던 신한은행은 법인 영업을 전담하는 프라이빗 뱅커(PB)인 CPB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WM 영업의 중심축을 개인 고객에서 법인 고객으로 확장해 새로운 자산관리 시장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은 WM 사업에 로보어드바이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출시한 '하이로보'는 올해 5월 말 기준 가입고객 4만 명, 가입금액 5천억 원을 돌파하며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예대마진에 의존한 이자 장사로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비이자이익 확대 방안으로 WM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며 "하우스뷰 강화와 새 먹거리 발굴 등 차별화 전략에 대한 고민이 크다"고 설명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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