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권 中 부동산 익스포저 미미…향후 전개 과정 예의주시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촉발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경제·금융당국이 해외부동산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다.

당국은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크지 않아 중국 부동산 업체의 디폴트 위기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면서도 일부 영향을 받을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부동산 투자액은 50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체 금융권 총자산 대비 1%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는 중국 부동산에 대한 국내 금융권의 익스포저가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당장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1년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의 디폴트 사태 당시에도 국내 금융기관의 관련 익스포저는 약 20억원에 불과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우선 당장에는 (중국 부동산 회사의 어려움이) 우리 금융시장과 금융회사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앞으로 전개 과정에 따라 중국 부동산 업체 디폴트 위기가 우리 경제에 일부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발언하는 추경호 부총리
(세종=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8.16 kjhpress@yna.co.kr

 


외신 등에 따르면 디폴트 위기에 빠진 비구이위안은 전날 "현재 회사채 상환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공시했다.

앞서 비구이위안은 지난 7일 만기가 돌아온 액면가 10억달러 채권 2종의 이자 2천250만달러(약 300억원)를 지불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 상반기에 최대 76억달러(약 10조1천억원)의 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다.

비구이위안의 채권 총액은 157억200만위안(약 2조8천700억원)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외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중국 부동산 업계를 넘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번 사태의 향후 시나리오를 역내·역외 채무 모두 디폴트 선언, 역외 채무에 대해서만 디폴트 선언, 디폴트 미선언 등 3가지로 꼽았다.

그러면서 시장은 아직까지 디폴트 미선언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부연했다.

비구이위안이 유예 기간 안에 이자를 지급해 디폴트에 이르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박승민 국금센터 연구원은 "디폴트 미선언이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라면서도 "이번 채무 이행 외에도 만기가 도래할 채권이 다수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채무 이행을 지속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중국 정부의 지원책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비구이위안은 부실채권 교환 방안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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