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이 새 정부의 인사가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임기를 남기고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국민연금 이사장과 CIO 자리가 동시에 공석이 됐고, 새 정부가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을 앞두고 있어 이사장과 CIO 후임 인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공단은 18일 강 CIO가 일신상의 사유로 17일 사표를 제출했고, 곧 수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고, 적폐 청산이 새 정권의 화두여서 강 CIO가 내년 2월인 임기까지 버티기는 부담이 있었을 거라고 봤다.

홍완선 전 국민연금 CIO의 경우 연임에 실패하기는 했지만 2015년 11월 2년 임기를 끝까지 채우고 물러났었다.

또 최근 국민연금 인사위원회가 김재상 해외대체투자실장의 임용을 취소한 것도 강 CIO의 사의에 영향을 줬다.

강 CIO는 김 실장을 외부에서 영입했지만, 투자 실무 경력으로 제출한 지원 서류와 입증 자료가 일부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사실이 드러나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 김 실장은 강 CIO와 메리츠자산운용에서 함께 일한 경력이 있어 '자기 사람 심기'라는 지적이 시장에서 나왔었다.

강 CIO가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이사장을 포함해 국민연금의 핵심 두 자리가 동시에 비게 돼, 새 정부가 후임 인사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업무를 시작하면 이사장과 CIO 인선이 차례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연금 이사장에 개혁적인 인물을 선임하겠다고 공약한 상태로, CIO도 새 정부와 정치적 코드가 맞는 인물이 임명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등이 이사장과 CIO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국민연금 이사장 선임은 임원추천위원회가 지원자에 대해 서류, 면접심사를 하고 복수 후보자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추천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이사장 임명제청을 하게 된다. 이사장의 임기는 3년이며 경영평가실적 결과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하다.

CIO는 기금이사추천위원회가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하고 후보자를 이사장에게 추천하면, 이사장은 추천 안과 계약서 안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제출하는 절차를 밟는다. 이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승인하면 이사장이 CIO를 임명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기금 1천조 시대와 기금운용본부 지방이전, 새 정부 출범, 투자 다변화 등 운용여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성을 갖춘 기금이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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