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현대자동차 코나 전기차(EV)는 도도한 표정답게 주행에서도 무서운 가속력을 숨기고 있었다.

현대차는 지난 28일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코나 전기차 미디어 시승회를 가졌다.

시승코스는 고양시 일산에서 경기도 가평의 한 카페까지 왕복 약 200㎞ 구간이었다. 도심주행과 고속주행, 국도주행 코스로 이뤄져 갖가지 성능을 시험해볼 수 있었다.

전기차가 조용하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지만 시승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차량들이 뒤로 지나가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을 정도여서 실제 도로에선 다소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시승차량에 올라탔을 땐 엔진 떨림조차 전혀 없어 기어를 드라이브에 놓고 차가 앞으로 나가는 것을 보고 나서야 시동이 켜져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나 전기차는 지난해 타본 코나 가솔린과는 확연히 다른 매력을 가졌다. 가장 큰 차이는 무서운 가속이었다. 모든 성능을 폭발적인 속도에 맞출 수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나 전기차는 엔진 소리는 물론 변속까지 없어 속도가 얼마나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 심지어 계기를 보고 있지 않다가 무심코 올라간 속도 때문에 과속 단속카메라에 찍힐 뻔한 상황도 연출됐다.

오르막길에선 가속페달을 오래 밟고 있어도 RPM(분당회전수)이 없으니 버거워하는 느낌도 전혀 없었다. 이 때문인지 운전이 다소 지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가속페달을 떼면 회생이 이뤄지면서 속도가 일시적으로 떨어지는데 이 충격은 다소 신경 쓰였다.

시승차량은 전기차답게 고속주행 중에도 정숙성을 뽐냈지만,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은 상당히 시끄러웠다. 스피커로 인공 사운드가 나오게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고속도로에 접어들자 운전모드를 스포츠모드로 바꾸고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시속 150㎞까지 조금도 힘들어하는 내색 없이 속도가 단숨에 올라가는 것이 가히 스포츠카를 연상할 정도였다.

브레이크는 민감하게 작동해 몸이 자주 앞으로 쏠렸다. 빠른 속도 때문에 제동능력을 강화한 것으로 보였다. 신호 때문에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도심주행에서는 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힘을 조절하는 데 다소 신경이 쓰였다.

급제동을 시험해 봤다. 빗길 때문인지 조금 밀리는 느낌은 들었으나 위험한 상황은 연출되지 않았다.





서스펜션은 다른 현대차 브랜드에 비해 딱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면 허리부터 긴장하게 됐다. 다만 이런 영향 때문인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임에도 코너링은 확연히 좋아졌다. IC(나들목)에서 한 바퀴 반 이상 돌아나갈 때도 쏠림이나 미끄러짐 없이 부드럽게 통과했다.

핸들을 좌우로 흔들어봤다. SUV 특유의 뒤뚱거림은 없었다. 핸들은 무거웠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힘도 강했다. 빠른 속도에선 핸들이 묵직해 안정감이 있었다.

편의사양으로는 기본적으로 지녀야 하는 것만 갖춰 과하지 않았다. 차선 변경 시 사각지대에 다른 차량이 있으면 경고등으로 알려줬고, 앞차와 거리가 좁혀지자 전방 충돌방지 시스템이 경고음을 울렸다. 특히 차선 이탈방지 보조는 흐린 차선과 터널 내 차선까지도 모두 인식할 정도로 민감했다.

실내는 내장재와 마감 모두 고급스러웠고, 특히 큼직한 사이드미러가 시원시원하다고 느껴졌다.

공인 주행거리는 한 번 완전 충전에 406㎞지만 계기상 실제 주행가능 거리는 이를 넘었다.

다만 다소 비싸게 책정된 가격은 부담스러워 보였다. 코나 일렉트릭 64kWh의 가격은 전기차 세제 혜택 후 모던 4천650만원, 프리미엄 4천850만원이다. 서울 기준으로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모던 2천950만원, 프리미엄 3천150만원 선이다. 코나 전기차는 지난 1월 예약판매가 목표를 넘어 현재 예약 접수가 잠정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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