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자동차업계는 올해 3분기 환율 상승과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영향으로 업황이 개선되는 듯 보였으나 미국과 중국 등 주요 해외시장의 판매 회복 속도가 지연되면서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14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2개월 사이 18개 증권사의 실적 전망치(화면번호 8031)를 집계한 결과 현대자동차는 올해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4.14% 줄어든 1조33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3분기 통상임금 관련 비용 등으로 4천2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기아자동차는 올해 3분기 흑자 전환해 3천65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됐다. 기저효과를 배제한 2016년 5천247억원과 비교하면 1천589억원(30.3%↓) 수익이 축소되는 셈이다.

쌍용자동차는 적자 폭을 전년 동기 대비 100억원가량 줄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3분기 쌍용차가 낸 영업손실은 174억원이었다. 쌍용차는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내수 판매를 회복하는 듯 보였으나 수출 부진으로 올해 7월과 8월 글로벌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6.8% 줄어 3분기 이익 감소가 점쳐진다. 경영정상화에 나선 한국GM은 같은 기간 내수와 수출에서 모두 부진하면서 글로벌 판매가 27.3% 감소했다.

자동차업계는 올해 3분기 개별소비세 인하에 힘입어 내수 판매를 늘려갈 것으로 예상됐으나,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를 누린 곳은 현대·기아차와 일부 수입차 업체에 한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해외시장에서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환율 상승은 국내 기업들의 수출에 호조로 작용하는 요인이다. 지난 6월 급격하게 상승한 달러-원 환율은 올해 3분기 평균 1천1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달러-원 환율이 평균 1천130원대를 넘어서는 등 기저효과로 올해 환율 상승효과는 다소 미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현대차의 경우 미국에서 싼타페 등 신차효과를 기대했으나 미·중 시장 부진이 지속되고 신흥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영업이익률이 급격하게 악화됐다. 현대차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률은 3.8%로 전년 동기보다 1.7%포인트(p) 하락했다.

기아차는 미국시장 내 경쟁 가속화로 K3와 K9 등 신차의 파급력이 기대보다 작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판매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고, 내수는 추가 개선의 여지가 제한적이다. 유럽과 신흥국은 아직 이익 크기가 작지만 미국은 상승 여력이 큰 상황"이라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라인업을 확대하고 신형 엔진으로 연비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미국의 가동률 회복이 하반기 현대차 이익 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5월 출시된 G4 렉스턴과 올해 1월 출시된 렉스턴 스포츠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3분기 실적을 이끌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렉스턴 브랜드가 올해 말 호주 재진출을 앞둔 만큼 향후 수출 실적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강동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쌍용차 3분기 실적전망의 관건은 수출 회복의 지속성"이라며 "이번 달 유럽시장을 시작으로 렉스턴 스포츠의 해외 론칭이 이어질 예정인데 시장에서의 반응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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