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케이뱅크가 넉 달째 대출상품 판매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건전성 지표가 은행권 최저 수준이란 소식이 알려지면서 경영 상황을 우려하는 고객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케이뱅크 고객센터에는 은행의 경영 상황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었다.매월 한도를 정해놓고 대출상품을 판매하는 쿼터제 시행으로 지난 6월부터 4개월째 대출상품 판매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는 데다 건전성 지표가 크게 하락했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3일 케이뱅크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0.71%로 은행권 최저 수준이라고 밝혔다.

BIS 비율은 은행의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로 국제결제은행이 정한 은행의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말한다.

케이뱅크는 지난 3월 말까지 총자본비율 13.48%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치가 3개월 만에 급락했다.

또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 4월 5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BIS 기준 총자본비율을 16.85%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고객센터뿐 아니라 각종 온라인 금융 커뮤니티에서도 케이뱅크의 경영 상황과 관련된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 반복되고 있는 대출 중단 사태와 건전성 악화 등을 우려하는 게시물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업종의 특성상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소식이 알려지면 고객들은 이 은행과 거래를 하는 것이 안전한지 걱정부터 하게 된다"며 "리스크 관리 능력은 신뢰도와 직결될 수 있어 은행 경영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도 케이뱅크의 현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케이뱅크가 실탄도 떨어지고 부실 규모도 매우 큰 것으로 밝혀졌다"며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자신에게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데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도 최근 보도자료에서 "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0.71%에 불과하고 연체율은 0.44%까지 치솟는 등 케이뱅크의 자본 적정성과 자산 건전성이 급속히 악화 중"이라며 "금감원은 케이뱅크의 부실화 가능성에 대해 선제적인 금융감독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케이뱅크는 이런 지적에 대해 일시적으로 은행의 건전성이 나빠진 것은 맞지만 이를 경영 부실과 연결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증자가 지연되면서도 선제적으로 비용 관리 등을 통해 두 자릿 수 이상의 BIS 비율을 유지해왔다"며 "지난 7월 300억 원 규모의 전환주 증자로 BIS 비율은 10%대보다는 안정적인 수준을 회복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건전성 문제는 본질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 이후 비금융주력자가 증자에 참여하게 되면 해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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