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최정우 기자 = 국내 증시가 코스닥은 물론 코스피마저 1% 이상 하락폭을 키우며 단기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호전되고 있음에도 미중 갈등에 이어 미국 금리인상, 유가와 달러-원 환율 상승 등이 겹쳐 투자심리가 매도로 기울고 있다.

4일 오후 3시16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대비 34.47포인트(1.49%) 하락한 2,275.10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는 4거래일 연속한 가운데 2거래일째 1% 이상 하락폭이 커졌다.

코스닥 역시 4거래일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일 급락폭이 2.64%에 달했던 코스닥 지수는 790.37로 전일대비 4.62포인트(0.58%) 하락했다.

이날 오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천102억원 어치 매물 폭탄을 내놓았다.

기관도 542억원 어치 주식을 팔았다.

개인이 5천581억원 어치 주식을 사면서 외국인 매도 물량이 어느 정도 상쇄됐지만 매도세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에서도 1만4천계약가량을 순매도해 압도적인 매도 우위의 패턴을 연출했다.

코스닥에서는 투자 주체의 수급이 위축됐다.

외국인은 19억원 어치, 기관은 50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156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유가증권시장에 비하면 투자 규모는 현저히 적다.

업종지수로 봤을 때도 코스피 하락 우려가 일부 반영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200변동성 지수의 상승폭은 9.14%로 크고, 코스피200선물인버스 지수도 3% 이상의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다.

◇미중 갈등에 유가·금리 변동성 확대 우려…투자심리 악화

증권업계는 증시 자체의 악재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서 이유를 찾는 분위기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다시 코스피 박스권 하단까지 내려오면서 추가 하락의 여지는 낮지만 당장 회복의 단초를 찾기 어려워 조심할 필요가 있다"며 4분기에 미국과 신흥국 격차를 줄일 것으로 기대했던 부분을 희석시킨 리스크 요인에 주목했다.

특히 미국 금리 상승폭이 가팔라지면서 증시의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전일 미국 10년 국채금리가 10.3bp 급등하면서 일중 상승폭으로 2017년 3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유가 상승세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이란 수출 제약에 따른 공급 요인 축소로 아시아국가에 악재로 인식된 탓이다.

중국 위안화 환율에 대한 우려도 한 몫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깊어지면서 중국이 최근 미국산 대두 원유수입을 전면 중지했고, 중국이 미국이 제재하는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하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위안화 환율 불안으로 이어질 경우 증시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

허 연구원은 "역외 CNH환율이 본토시장이 휴일인 8월15일 이후 가장 높은 6.9위안까지 올랐다"며 "중국 국경절 연휴 이후 중국 증시나 위안화 환율이 얼마나 추락할지 불안이 크며 헤지 필요가 높다"고 언급했다.

◇美국채금리·환율에 시선집중…2,240~2,250선 지지 가능성

증시에서는 코스피의 하락 추세가 이어질지 살피면서 지지선 찾기에 한창이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와 달러-원 환율, 위안화 환율은 증시 투심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일 미국 증시 마감 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중립금리까지 멀었다"고 발언하자 금리인상 횟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며 "이 영향으로 달러 강세, 미 국채금리 상승 확대, 신흥국 환율 약세를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15일 전후 발표될 예정인 미국 재무부의 하반기 환율보고서가 10월 증시 방향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이번 환율보고서에서는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데 환율조작국 이슈에 민감한 관찰 대상 국가들의 통화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위안화가 절상되면 원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수 있다"며 "10월 미국 환율보고서를 앞두고 위안화 약세 가능성이 낮다면 중국 관련 소비주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미국 경제지표로 달러-원 환율이 전일 대비 1% 이상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미국 국채 가격이 급락(국채 금리 상승)하면서 외국인 이탈이 5천억원 정도 나오는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미국 주요 지표가 일제히 호조를 보이면서 경기 낙관론도 나온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9월 민간고용은 지난해 대비 23만 명 늘었고, 공급자관리협회(ISM)의 9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노 연구원은 "향후 달러-원 환율 자체를 강하게 보지는 않고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환율이 내리면서 증시가 반등할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지수가 대외 변수로 조정을 받을 때는 후행 12개월 주가순자산지수(PBR) 1배를 지지선으로 삼는 만큼 2,240~2,250선이 안정적 지지선이 될 가능성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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