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과거와 달리 시장과의 관계를 단절하는 거대한 변화 속에 있다며 투자자들은 여기에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각) 미국 CNBC는 최근 연준 위원들의 공식 발언에서 추려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메시지는 연준이 시장의 손을 잡고 있던 시기는 끝났다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변동성이 커지면서 증시가 급락하고 국채금리가 급등했지만, 연준은 이를 더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데스티네이션 웰쓰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요시카미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은 그들이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동력 중 하나라는 인식을 없애려 하고 있다"며 "그들은 기준금리를 올릴 뿐 아니라 시장이 통화정책에 지나치게 의존한다고 판단함에 따라 이를 해소하려 한다"고 진단했다.

실제 연준의 통화정책과 시장의 움직임은 지난 10년간 긴밀하게 맞물려 돌아갔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과거 수장들과 달리 이제 연준을 '조연'으로 되돌리기 위해 새로운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CNBC는 전했다.

요시카미 CEO는 "연준의 행보는 정말로 시계추 운동(pendulum swing) 같다"며 "사람들은 머리를 긁으면서 골치 아파 하겠지만, 연준이 언제나 시장 개입자였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시장이 요동친 배경에는 시장 참가자들이 연준의 진의를 뒤늦게 깨달은 후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성명에서 연준은 "완화적(accommodative)" 문구를 삭제했는데 시장은 처음에 이를 연준의 기준금리 정상화가 거의 끝났으며 곧 중단될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파월 의장이 이후 연설에서 중립금리까지 여전히 멀다며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리겠다고 시사하자 시장은 그제야 자산 가격을 재조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RSM의 조셉 브루수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풋은 없다"며 "연준은 명백하게 정상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벤 버냉키 및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 시절의 기조에서 분명하게 물러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준의 의도는 명백하지만, 기존 완화적 기조에서 완전히 발을 빼는 것은 상당히 까다로운 작업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나티시스 아메리카의 조 라 보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어떻게 출구를 빠져나가겠는가"라며 "그것은 까다로운 현상이고 시장은 발작을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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