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정부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서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면서 물가와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6일 정부의 유류세 인하는 물가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당장 다음 달부터 물가 상승률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문제를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서민경제 부담을 완화해 내수를 진작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시적 유류세 인하는 10% 내외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는 이러한 방안을 이달 하순 발표할 고용대책에 넣을 예정이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정부의 유류세 인하 검토가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유가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 정도에 대해서는 한은이나 정부 간 수치가 다를 수 있지만 대략 10% 초반 수준에서 영향력을 미친다"며 "유류세 인하는 물가에는 분명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B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대부분 금통위원은 4분기 물가가 기저효과로 상승률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그러나 한시적 유류세 인하는 이런 물가 상승 흐름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물가지표가 다시 부진할 경우를 대비해 한은이 금리 인상을 서두를 수 있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C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유류세 인하가 물가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이달과 내달 물가 상승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한은 입장에서는 물가지표가 약화하기 전에 금리 인상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고 추정했다.

다만, 향후 유가 상승세에 따라 유류세 인하의 효과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부는 지난 2008년 3월부터 12월까지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10% 인하한 적 있다.

그러나 정부의 유류세 인하에도 당시 급격한 유가 상승세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후 하반기에는 상승률이 축소되는 흐름을 이어갔다.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언론인 실종사건을 두고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조처를 할 수 있다는 발언이 있었던 만큼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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