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수입품 가운데 아직 고율 관세가 없는 품목은 소비재 중심이기 때문에, 자칫 정치적 역풍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확대하면서 국민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을 미정부가 주의할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21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해외경제포커스(2018-49호)에 따르면 미국이 추가 관세 대상으로 예고한 2천67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 중 소비재는 64.4% 비중에 이른다.
340억 달러와 160억 달러, 2천억 달러로 1∼3차 관세를 물리는 과정에서 소비재 비중은 점차 증가해 왔다.
한국은행은 2천670억 달러 상당의 수입품은 소비재 비중이 높아 정치적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3차 관세 품목에 일단 10% 관세율을 적용하고 내년에 25%로 관세를 매기겠다고 한 것은 11월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둔 포석이라는 골드만삭스의 평가도 보고서는 실었다.
골드만삭스는 미정부가 관세 부과 조치에 소비자물가가 뛸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진단한 바 있다.
한국은행은 1∼3차 대중 관세 부과는 단기적으로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를 줄이겠지만, 미국 성장률은 0.1%포인트(p) 내외에서 하락할 것으로 해외투자은행(IB)들의 전망도 담았다.
1∼3차 관세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을 0.08%p에서 0.2%p 높일 것으로 IB들은 예측한 바 있다.
한은은 상당 기간 미·중 무역분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양호한 거시경제 여건과 멕시코·캐나다 등 다른 국가와의 통상협상 진전 등이 대중국 통상압력을 장기화하게 만드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일대일로'와 '중국제조 2025' 등의 야심 찬 계획에 대한 미국의 시정 요구가 맞물려 있으므로 통상압박을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할 경우 세계 GDP가 장기적으로 0.1∼0.4% 감소할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 분석을 싣고, 우리 기업은 품목 및 지역 다변화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가공무역 수출을 줄이고 내수 중심 성장정책을 강화하면, 글로벌 공급체인(GVC)에서도 유의미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한국은행은 자동차 추가 관세 등 우리나라를 향한 미국의 통상압력이 강화될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ddkim@yna.co.kr
(끝)
관련기사
김대도 기자
dd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