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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여러 설이 있는데, 예를 들어 스코틀랜드 지방에서 양을 기르던 목동들이 끝이 구부러진 나뭇가지로 돌멩이를 날리는 민속놀이가 구기로 발전했다는 의견이 있고, 혹은 기원전 네덜란드에서 어린이들이 실내에서 즐겨하던 콜프(kolf)라는 경기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오늘날 크리켓과 비슷한 네덜란드의 콜벤이라는 구기가 14세기경 스코틀랜드에 전래 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출처: 두산백과). 어쨌거나 골프는 기원을 뚜렷하게 알 수 없을 정도로 오래된 경기임에는 분명하다.

그렇다면 골프공은 또 어떻게 발전하였을까? 처음에는 감나무를 공처럼 동그랗게 깎아 사용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건 도중에 종종 부서지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생각해보라 공을 힘껏 내리쳤는데 그게 산산조각이 난다면 얼마나 황당할까? 그래서 개발된 것이 가죽공이었다. 가죽에다 거위 털을 단단히 뭉쳐 넣었는데 꽤 내구성이 좋았다. 그런데 이 공은 비만 오면 축축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결국 요즘과 비슷하게 고무로 만들어진 공이 개발되었다.고무공은 값싸기도 하려니와 오래 쓸 수 있다는 점이 좋았지만, 결정적으로 비거리가 많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였다.

골프의 맛은 역시 호쾌한 장타. 지금도 사람들은 5미터나마 더 멀리 날리려고 온갖 노력을(처절하다!) 기울이고 있는데, 옛날이라고 다를 바 없었다. ‘똑딱이’ 성향이 강한 고무공으로 무진 고생하던 당시의 골퍼들은 우연하게도 나무나 바위에 부딪혀서 표면에 흠집이 난 공이 오히려 매끈한 공보다 더 멀리 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바로 이거야! 사람들은 그때부터 일부러 공에 흠집을 내기 시작하였다. 이후 현대과학의 도움을 받아 지금의 골프공들은 죄다 ‘딤플’이라는 오돌토돌한 흠을 가지고 있다.

언뜻 생각하면 표면이 매끈한 공이 더 멀리 날아갈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골프공의 딤플 원리를 설명하려고 복잡한 유체역학이론을 들먹이지는 않겠으나(솔직히 말해 잘 모른다) 여하간 골프공 표면의 울퉁불퉁한 흠은 공기의 저항을 줄이고 또한 그것을 이용하기 위한 장치다.

거듭 강조하지만, 매끈한 것보다는 표면에 흠집이 난 골프공이 더 멀리 날아간다. 무엇이건 순탄한 과정을 거치면 큰 성공을 거둘 수 없다. 역경을 거쳐야만 더 큰 성공이 기다린다. 주식도 같다. 별 이상 없이 주가가 내내 오르기만 해서는 상승세가 오래 이어지지 않는다. 상승세가 강하게, 그리고 길게 이어지려면 도중에 여러 차례 ‘부대끼는’ 꼴을 당해야만 한다. 상승하려 할 때 매도세의 저항에 부딪치고, 조정을 받고, 좌절하고,주저앉고,그러다가 다시 상승을 시도하는 일이 되풀이되어야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상승세는 힘을 받고 단단해지는 것이다.

내내 오르기만 해서는 재미없다. 힘도 약하다. 그러므로 조정은 두려워할 일이 아니다. 어찌 본다면 ‘필요악’같은 것이다. 상승세에서의 조정은 불가피하다. 조정 없이는 상승세가 오래갈 수 없다. 골프공과 같다. 흠이 나고 시련을 겪어야 한다. 그게 오히려 ‘더 멀리’ 날아가기 위한 필수요건인 게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역시 증시 격언은 틀리지 않았다. “오르지 못하면 내리는 법”이다. 심하게 말하여 1,990~2,000의 좁은 범위를 지루하게 맴돌던 지수는 마침내 아래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위쪽으로 한 단계 더 치솟으려고 여러 차례 애써보았으나 실패로 돌아가자 슬슬 피로감이 쌓인 탓이다. 물론 외국인들과 기관들의 매도물량이 쏟아진 탓이겠지만, 근원을 들어가 본다면 이들이 매도한 이유가 바로 ‘오르지 못한데 따른 실망감’이다.

그동안 내가 들먹였던 지표들, 즉 포스 인덱스나 MFI 혹은 RVI 등을 본다면 이미 시장은 상승세의 동력을 상당부분 잃었고, 따라서 하락할 참이었다. 그런데 때마침 외국인과 기관들의 매도가 나타나는 통에 주가가 하락한 것이다... 뭐 이렇게 결과론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시 말하여 설령 외국인들이나 기관들의 매도가 아니었더라도 시장은 하락하였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된다. 중요한 것은 ‘왜 하락하였느냐’ 혹은 ‘누가 매도하였느냐’가 아니다. 오를 형편이라면 누가 매수하건 상관없이 오른다. 그러나 내릴 운명이라면 어떤 세력이 매수하든 주가는 밀리게 되어 있다. 그게 시장이다.

오늘은 차이킨(Marc Chaikin)이 개발한 차이킨 오실레이터를 살펴본다. 이 지표는 거래량 분석을 통해서 대상이 되는 자산으로 매입수요가 나타나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좀 더 쉽게 말하여 증시로 자금이 들어오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계산과정은 생략하더라도 분석방법은 알아야 할 터. 차이킨 오실레이터는 0선을 중심으로 오르락내리락하는데, 0선을 상향돌파하면 매수신호이고, 0선을 하향돌파하면 매도신호이다.

실제로 적용해보자. 차이킨 오실레이터는 지난주 화요일(10월9일)을 고비로 0선을 무너뜨리고 내려왔다. 일단 시장에는 별로 좋지 않은 징조이다. 특히 차이킨 오실레이터는 상승갭(1,955~1,991)이 발생하였던 바로 그날, 9월14일에 0선을 상향돌파하면서 매수신호를 나타내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주 후반에 상승갭이 메워지면서 차이킨 오실레이터이 다시 매도신호로 뒤바뀌었다. 차이킨 오실레이터만으로 보더라도 상승갭으로 대표되던 단기적인 강력한 상승세는 종료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더구나 상승갭이 완벽하게 다 메워졌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지난주 12일(금요일)의 종가가 1,933이니 이미 상승갭의 바닥인 1,955를 훨씬 밑돌았다. 물론 “갭은 채워지기 마련”이라는 증시격언은 있다. 하지만 갭이 메워지더라도 정도껏이어야 한다. 이번처럼 상승갭이 몽땅 메워진다면 사정은 다르다. 지지선이 완벽하게 뚫렸다는 증거가 되어버리는지라 추세에 도움이 될 리 없다. 상승세는 예전의 강력하고 미더운 모습을 상당부분잃어버렸다.자칫 추세가 뒤바뀔 수도 있다.

여러모로 일단 이번 주 초반에는 하락세가 더 이어질 공산이 높아 보인다. 일목균형표의 기준선마저 뚫렸으므로 1,900선 언저리까지 지지선이 후퇴할 수도 있겠다. 차이킨 오실레이터의 신호도 매섭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상승세가 더 이어진다는 쪽에 ‘한 표’를 던진다. 일목균형표가 든든히 상승세이기 때문이다. 지수는 여전히 구름 위에 버티고 있고, 추세를 확인하는 후행스팬 역시 26일전의 주가 위를 비행하면서 26일전 주가의 지지를 받을 공산이 높다.

주가가 오를 때에는 세상이 온통 장밋빛으로 보이기 마련이고, 반대로 주가가 밀릴 때에는 세상이 죄다 잿빛으로 보이기 마련. 경기부진에 기업실적 등 온갖 악재들이 쏟아지고는 있으나 그거야 항시 있었던 일. 낙관적으로 생각해본다면, 그동안 지수는 박스권을 벗어나면서 꽤 많이 하락하였으니 주 후반에 접어들수록 조금씩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리라 기대한다. 구름 상단은 1,903 수준이므로 1,900은 여전히 튼튼한 지지선. 그게 쉽사리 무너지지는 않을게다.

(달러-원 주간전망)

나는 지난주 수요일 아침, KBS 라디오의 시사경제 프로그램과 인터뷰를 했다. 환율동향 및 전망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내내 하락하고 있는지라 청취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었으리라. 그런데, 인터뷰를 끝내고 나서 얼핏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거, 라디오 경제프로그램에서조차 환율 이야기를 들먹이는 꼴을 보니 환율이 이제 다 온 것 아니야?’

기술적분석의 여러 기법 중에서 ‘반대의견(contrary opinion)'이라는 것이 있다. 요약한다면, 대중의 의견과 반대방향으로 가는 전략이다. 대중은 항상 틀리게 되어 있다. 상승세가 시작되었을 때 의심하던 투자자들은 주가가 더 오르면 비로소 상승에 대한 확신에 차서 주식시장에 우르르 몰린다. 하지만 바로 그게 끝이다. 대중이 몰려들 때 상승세는 볼 장 다 본 것이다. 그러므로 라디오에서조차 환율을 언급한다면 이미 환율은 내릴만큼 내렸다는 의미가 아닐까?

물론 차트로 보아 달러-원은 확연한 하락세이다. 하락세가 끝나고 이제부터는 상승세라고 주장할만한 아무런 징조도 나타나지 않았다. 앞서 코스피지수를 분석하면서 차이킨 오실레이터를 언급하였는데, 달러-원에서 차이킨 오실레이터는 매도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아울러 RSI, RVI, 포스 인덱스 등의 다른 기술적 지표들도 역시 매도를 말하고 있다. 달러-원은 하락세이다. 분명하다.

다만, ‘라디오 인터뷰’를 고려해볼 때, 더구나 달러-원이 어느새 1,110원의 지지선마저 무너뜨리고 1,100원 지지선마저 위협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약간의 반등이나마 기대해볼만 하다. 차트가 아니더라도 ‘1,100원’이라는 대단히 강력한, 그리고 심리적 의미가 강한 지지선이 쉽사리 뚫릴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다소 케케묵은 이론적 주장이로되, 한국은행이 원화 금리를 내렸다는 것도 작용한다. 금리인하는 ‘원화약세’ 요인이다. 환율이 아래로 방향을 돌릴 이유는 아닌 것이다.

강조하지만 차트에서는 추세를 하락세라고 말하고 있다. 그걸 부정하지는 않겠다. 다만 하락폭이 과대하였고, 1,100원이라는 심리적 지지선이 버티고 있는 만큼 하다못해 약간의 반등이나마 기대된다는.... 그런 정도의 주장이다. 하락추세가 번연한데, 추세를 거슬러 달러 ‘롱’으로 가자는 주장은 아직은 성급하다. 무리다.

<김중근의 기술적분석START>1035<김중근의 기술적분석END>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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