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어렵다는 우려 목소리 많다…국민께 송구"

"경제 어려운데 세금으로 돌려주는 걸 문제 삼는 것 모순"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김예원 기자 =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우리 경제 상황이 위기라는 일각의 진단이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장 실장은 4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일부에선 지금 경제 상황을 위기로 보기도 한다"며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다소 낮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2% 중반 잠재성장률 수준에 이를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와 경제 수준이 비슷하거나 앞선 국가들과 비교해 "결코 낮은 수준 아니다"며 "근거없는 위기론이 국민 경제 심리를 위축시켜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장 실장은 다만, 최근 경제 상황이 위축되면서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대해서는 사과했다.

그는 "경제가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고 서민과 영세 자영업자가 힘들고 일자리도 기대만큼 늘지 않고 있어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했다.

그럼에도 어려운 경제 상황을 극복하고자 재정 지출을 확대하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정책을 펴는 것이 '반시장적'이라는 일각의 비판에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정부의 재정지출 증가를 세금으로 메우려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경제가 어렵다는데 국민이 내주신 세금을 돌려주는 걸 문제삼는 것은 모순이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정부가 제출한 470조5천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초과세수가 발새하는 안정적 재정상황을 반영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과 자영업자,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국민소득 3만 달러에 걸맞는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넣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 재정 건전성이 매우 좋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지출이 최하위권이라는 점을 거론하면서 "정부가 재정으로 경제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매우 소극적으로 수행하는 나라다"고 지적하고, "경제가 어렵다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을 집행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3년간 매년 20조원 이상의 초과 세수가 발생한 것도 세수에 비해 재정 지출이 너무 적게 집행됐기 때문이라면서 "경제에 필요한 돈이 정부 주머니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실장은 아울러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을 지속해 추진할 것이란 강한 의지도 거듭 밝혔다.

그는 "양극화와 소득불평등이 심해져 국민 삶과 경제 성장 사이의 괴리된 모순을 계속할 순 없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괴리가 커지고 갑질이 난무하는 불공정한 시장을 그간 정부가 바로 잡기 위한 적극적 역할을 하지 않았다"며 "문재인 정부는 그러한 모순을 바로잡기 위해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로 정책 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를 시장에만 맡기라고 하는 건 한국 경제를 더 모순으로 가게 하는 것이다"며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고 함께 잘사는 새로운 경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경제 구조 변화 과정에서 고통을 받는 일부 국민과 자영업자, 중소기업인들에게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고위 당정청 회의에는 민주당에서는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인 조정식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등이, 청와대에서는 장 실장을 포함해 정태호 일자리수석, 윤종원 경제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한병도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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