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 역대 최연소 하원 의원에 당선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테즈(29)는 나이 만큼 뉴욕 월가의 코앞에 당선 깃발을 꽂은 울트라 리버럴(극단적인 자유주의자)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코테즈는 지난 2016년 중남미 푸에르토리코인을 부모로 둔 히스패닉으로 미국 내 최대 사회주의자 단체인 '민주사회주의연합(DSA)'과 2016년 대선후보였던 버니 샌더스의 캠프에서 활동한 바 있다.

이민자 문제에 열성적이며 월가를 비롯한 미국 기득권층에 대한 반감이 상당하다. 정치적으로는 풀뿌리 시민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미국 의료보험 개혁과 이민 국세관의 폐지, 대학 등록금 무상 전환, 총기 규제, 연방 직업 보증 등을 공약으로 내걸 만큼 극단적인 좌파다.

코테즈는 선거 캠페인 홈페이지에 "정치 혁명에 나설 시간이 왔다"며 "나는 한줌 부자들이 아닌, 만인을 위한 미국을 만들기 위해 출마했다"고 출마의 변을 올려놨다.

샌더스는 "풀뿌리 리버럴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예"라고 코르테스 돌풍을 평가했다.

이런 성향의 정치 신예가 기득권의 아성 같은 맨해튼의 인근 지역구에 나타났다는 것은 그 자체로 변화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코테즈가 당선된 뉴욕 14선거구는 브롱크스와 퀸즈 지역이 속한 곳으로 서민층이 주로 거주하는 곳이다. 이 지역구의 인구 중 70%는 유색인들로 구성됐으며 약 절반이 이민자 출신이다. 지난 2013년부터 민주당 내 '넘버4'로 여겨지는 조 크롤리 의원이 당선될 만큼 친 민주당 성향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아일랜드계 이민자 출신인 크롤리 의원은 울트라 리버럴과는 거리가 있는 온건파라는 점에서 코테즈의 당선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

당초 미국 주요 언론은 DSA에 우호적이지 않다. 이번 선거에 나선 DSA 출신들을 공화당계 극우파인 '티파티'에 빗대어 '허브 티파티'라고 부르며 극우 포퓰리즘의 대척점에 있는 과격 집단으로 평가한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허브 티파티가 득세하는 것은 감정적 진보주의의 승리로 보이지만 타협의 정치를 불가능하게 한다며 티파티와 같은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울트라 리버럴에 대한 거부감은 상당수 민주당 지지층에게도 나타나는 반응이다.

그런 만큼 코테즈가 14선거구에 진출한 것은 기존 정치인 및 언론의 예상과 달리 '허브 티파티'의 정책에 공감하는 사람이 예상보다 많다는 점을 뜻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더 극단적인 목소리가 유권자들에게 먹혀들고 있다는 것이다.

7일(현지시각) 코테즈는 "우리 지역은 70%가 유색인종이지만 우린 단 한번도 우리를 대표하는 정치인을 가져본 적이 없다"며 "이것은 정의를 위한 움직임"이라고 당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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