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회계법인에서 노동조합이 탄생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삼일회계법인 지부는 16일 설립총회를 개최하고 초대 지부장으로 황병찬씨를 선출했다고 밝혔다.

황병찬 지부장은 "노조 설립의 도화선이 된 것은 근로자대표 선거에 있어 회사의 부당한 개입과 회사가 우리를 대하는 태도였다"며 "이런 부당함을 향후 다시 겪지 않기 위해 우리의 의견을 제대로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체의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모여 사무금융노조 산하 지부로 출범했다"고 설명했다.

삼일회계법인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제 시행을 앞두고 지난 7일부터 사흘 동안 3차 투표를 진행했지만 근로자 대표를 뽑지 못했다.

근로자 대표가 선출되지 못한 배경은 삼일회계법인이 사측 입장을 수용할 인물을 후보로 내세웠기 때문이라는 것이 노조측 주장이다.

또 재량근로제(노사가 서로 합의한 시간만 근로 시간으로 인정)가 시행되면 사측이 대체휴무나 급여를 보전할 것인지에 대한 회계사들의 의구심도 근로자 대표 선거가 파행을 겪은 배경이라고 노조측은 설명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8월 말 기준 1천868명의 회계사가 근무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회계법인이다.

지난 1971년 설립 이후 48년 동안 무노조 경영을 해왔다.

삼일회계법인 노조는 "회계사 규모와 실적 모두 업계 1위 회사에서 노동조합이 탄생한 만큼 다른 회계법인에서도 노동조합 설립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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