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LG그룹 임원인사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인재 풀 확대와 성과주의 원칙 등을 꼽을 수 있다.

LG그룹은 28일 계열사별 이사회를 거쳐 그룹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전체 승진 인원은 총 185명으로 지난해보다 28명가량 늘었다.

사장 승진은 1명으로 지난해보다 줄었으나, 부사장과 전무는 각각 17명과 33명 규모로 지난해와 비슷하다. 특히 신규 임원 상무는 총 134명에 이른다. 이는 GS 계열 분리를 한 2004년 이후 최대규모다.

LG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미래준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인재를 발탁했기 때문이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육성해 미래 사업가를 키우고 최고경영책임자(CEO) 후보의 풀을 넓히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 컨트롤 타워 역할 강화하는 ㈜LG

먼저 지주사인 ㈜LG는 계열사 임원들을 대거 등용했다.

이방수 LG디스플레이 부사장을 비롯해 이재웅 LG유플러스 전무, 정연채 LG전자 전무 등이 ㈜LG로 이동한 임원들이다.

주요 계열사 임원들을 지주로 영입해 지주의 계열사 관리 역할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밖에 외부에서 홍범식 전 베인앤컴퍼니 코리아 대표, 김형남 전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 김이경 전 이베이코리아 상무를 영입해 각각 경영전략팀장 사장과 자동차부품팀장 부사장, 인사팀 인재육성 담당 상무 등으로 선임했다.

◇ 나이·임기를 뛰어넘은 '성과주의 원칙'

유일하게 사장으로 승진한 김종현 LG화학 사장은 자동차용 전지 신규 수주를 주도한 공을 인정받았다.

그는 1984년 입사해 LG화학 경영전략담당, 소형전지사업부장, 자동차전지사업부장 등을 거쳐 올해부터는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았다.

또 1979년생인 송시용 제조역량강화 담당 상무도 최연소로 상무에 임명됐다.

한편, 14분기 연속 적자를 낸 MC사업본부는 1년 만에 수장이 갈렸다.

MC사업본부 본부장을 맡았던 황정환 부사장은 1년 만에 MC사업본부를 떠나게 됐다. 대신,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을 MC사업본부장 겸임으로 발령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김명규 전무와 오창호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양재훈 전무는 신규로 전입해 부사장이 됐다.

김명규 전무는 IT 사업 수익성 확산과 신규 제품 적기 개발, 고해상도 기술 확보로 시장 점유율 확대 등의 공로가 있다.

오창호 전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차별화 기술을 개발하고 월페이퍼 TV디스플레이와 같은 혁신 제품과 원가절감 기술도 개발한 것으로 평가됐다.

LG이노텍은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 본부장인 정철동 사장을 신임 최고경영책임자(CEO)로 신규선임하고 부사장 1명, 상무 6명, 수석연구위원 1명 등을 승진시켰다.

정 신임 CEO의 경우 LG디스플레이에서 OLED 생산 기반을 다지고, 유리기판, 수처리필터 등의 신규사업을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순혈주의 공식 파괴…적극적인 외부 영입

특히 이번 인사로 6명의 외부인사가 LG그룹에 수혈됐다.

LG화학은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에 3M의 신학철 수석 부회장을 선임했다. 신 부회장은 1984년 한국 3M에 입사해 필리핀 지사장과 3M 미국 본사 비즈니스 그룹 부사장을 거쳤다. LG화학의 사업이 소재와 배터리, 생명과학 쪽으로 확장됨에 따라 글로벌 사업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의 홍범식 대표를 경영전략팀 사장으로 영입했다.





(홍범식 ㈜LG 경영전략팀 사장)

홍 사장은 베인앤컴퍼니에서 산업 포트폴리오 전략, 성장 전략 및 인수합병(M&A) 관련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또 김형남 한국타이어 연구개발 본부장도 자동차부품 팀장 겸 부사장으로 임명됐다. 김 부사장은 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를 거쳐 한국타이어 글로벌 구매부문장과 연구개발본부장으로 근무한 바 있다. LG가 육성하는 전장사업 포트폴리오를 전략적으로 전개하고 계열사 간 자동차부품 사업의 시너지를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또 김이경 이베이코리아 인사부문장은 ㈜LG 인사팀에서 인재육성 담당 상무로 근무하게 됐다. LG전자는 은석현 보쉬코리아 영업총괄상무를 VS사업본부 전무로 들였다. 은 전무는 17년간 보쉬 독일 본사와 한국, 일본 지사에서 기술영업마케팅 업무를 맡았다. LG경제연구원은 박진원 SBS 논설위원을 ICT 산업정책 연구 담당 전무로 선임했다.

◇ 인사에도 '여풍(女風)'… 4년새 2배 증가

여성 임원은 총 7명이 신규 선임됐다. 이로써 LG그룹의 여성임원은 2014년 14명에서 4년 만에 29명으로 2배 늘었다.

이은정 LG전자 임원 인사팀장 겸 상무, 전경혜 LG유플러스 CVM추진담당 상무, 안정헌 LG화학 기초소재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상무, 정혜윤 LG유플러스 홈미디어마케팅 담당 상무, 문선화 LG생활건강 M&A 및 IR 부문장 상무, 김이경 ㈜LG 인재육성담당 상무 등이 이번에 선임된 임원들이다.

LG 관계자는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주요 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하기 위한 실용주의적 인사"라고 전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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