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수익률 곡선 평탄화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화두로 떠올랐다.

금융시장이 올해 수익률 곡선 흐름에 주목했던 것과 달리, 한국은행과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6일 한은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올해 중 금통위원들은 수익률 곡선 평탄화에 대해 언급이 없었다.

◇ 장단기금리차 관심 있다더니…관련 내용 찾기 어려워

한국 수익률 곡선과 관련해서는 이주열 총재가 이달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장단기 금리 차는 앞으로 경기 상황을 예고하는 유용하고 상당히 관심 있게 지켜보는 지표다"며 "경기 기대 외에 수급도 작용한다"고 말한 게 전부다.

한은이 수익률 곡선 평탄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지표라고 하기에는 논거가 부족하다는 게 금융시장의 분석이다. 금통위 의사록 등에서 이와 관련한 코멘트를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에서는 금통위가 장단기금리차에 대해 얼마만큼 관심을 갖고 있는지, 어떤 포인트에 주목해야 하는지에 대해 파악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외부에 공표된 한은 자료 중에서는 2011년 '금리 기간구조의 변화요인', 2015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한 한미 금리 기간구조 연계성의 변화 분석' 정도가 참고로 활용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장단기금리 차 축소는 기간 프리미엄 감소 때문으로, 향후 경기둔화 신호로 해석하기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장단기금리 차 축소가 금융위기 이후 한국 장단기금리 차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후 수년 동안 장단기금리 차를 새롭게 연구한 자료는 없었다. 또한 최근 2년 동안 장단기금리차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도 없다.

◇ 국내보다는 미국에 주목…상반기 이후 논의 전무

한은은 대신 미국의 수익률 곡선 흐름에 대해서는 지속해서 관심을 가졌다.

미국 금융시장에서도 수익률 곡선 평탄화가 이슈 중 하나였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커브 플래트닝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4월과 5월 금통위에서는 한 금통위원이 미국 수익률 곡선 흐름에 관해 관심을 보였다.

이 금통위원은 미 연준이 수익률 곡선을 역전시키면서까지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는지 관련 부서에 물었다.

관련 부서는 "과거 장단기금리가 역전이 되면 대부분 경기 침체가 발생했기 때문에 경계심이 크다"며 "최근 평탄화는 미 연준 정책금리 인상에 재정확대로 단기금리가 빠르게 상승한 점, 장기금리 상승 폭이 제한된 점도 기인한다"고 답했다.

◇ 한은 내부에서도 '관심 가져야 한다' 지적

한은 내부에서도 한국 국채 수익률 곡선 평탄화에 대해 좀 더 깊이 연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통위원은 "수익률 곡선은 향후 경제를 반영하는 지표다"며 "한은이 이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은은 내부적으로 한국 장단기금리 차와 관련한 내용도 지속해서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부적으로 연구하고 있지만, 이전에 발표한 내용에서 행태가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 한은 관계자는 "최근 장단기금리 차 축소는 내년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회피심리가 채권 금리에 반영됐기 때문이다"며 "여기에 국고채 발행 감소 등 수급도 상상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 연준도 제로금리가 되기 전에는 수익률 곡선에 직접 개입은 없었다"며 "한국은 미국과 기준금리 수준이 다르며, 기준금리가 주 정책 수단이다"고 덧붙였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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