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두산건설의 주가가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두고 줄타기 중이다. 거듭된 당기순손실에 신용등급 강등이 겹치면서 위태로운 모습이다. 시장참가자들은 계열사들의 지원 등 외부변수가 나와야 상승 모멘텀이 생길 것으로 판단했다.

11일 연합인포맥스의 주식 종목 시세 현재가(화면번호 3111)를 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 두산건설의 주가는 1천445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전일보다 25원(1.70%) 하락한 수준으로, 이대로 장을 마치면 두산건설 주가는 이틀째 1천400원대에 머물게 된다.

두산건설 주가는 올해 하반기에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상반기에 남북경제협력 기대로 오른 건설주의 동향을 따라가나 싶었지만, 방향을 바꿔 지금까지 내림세다. 연중 최고가가 4천400원이니 지금은 이와 비교하면 3분의 1토막이다.

두산건설 주가가 1천300원대로 내려앉으면 2000년 7월 수준으로 주가가 되돌아간다. 상장 20년이 지난 두산건설이 위기 때와 같은 주가로 돌아가는 셈이다.

거듭된 당기순손실로 재무구조가 악화하는 점이 주가에 반영된다.

두산건설은 지난 3분기에 25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누적 당기순손실은 920억원까지 늘었다.

올해 영업 성과가 그나마 나아졌지만, 금융비용 부담에 마이너스(-) 세전 이익률이 누적된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2014년부터 두산건설은 법인세 비용을 제외하고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결국 신용도까지 영향을 끼쳤다. 한국기업평가는 두산건설의 회사채와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각각 'BB', 'B'로 이전보다 한 계단씩 내렸다. 올해 상반기 나이스신용평가의 신용등급 강등에 이어 악재가 추가됐다.

최한승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두산건설은 금융비용 부담과 장기지연 미착공사업에서 대손상각 등으로 세전 순손실이 이어지고 있다"며 "과도한 금융비용 부담으로 영업 현금흐름이 창출되지 못하고 추가적인 자산매각과 장기적으로 쌓인 영업채권 회수도 미진하다"고 분석했다.

두산건설은 창원공장 등 자산매각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하지만, 국내 경기가 침체하면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자산유동화차입금 차환 여부도 불안요소로 지목된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모기업인 두산중공업을 포함해 그룹 내 다른 계열사까지 두산건설을 지원할 가능성이 여전하다"며 "연말까지 주식시장이 나쁘지 않으면 버티는 모습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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