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SK그룹의 투자형 지주회사 SK㈜가 대형 인수합병(M&A)과 지분투자를 통해 바이오 및 제약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업계 등에 따르면 SK㈜는 지난해 총 투자액 1조5천억원의 절반이 넘는 금액을 바이오·제약과 에너지 등 미래 신성장 동력 육성을 위한 글로벌 투자에 사용했다. 특히 올해는 그 비율이 90%에 달할 전망이다.

실제로 SK바이오팜은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독자 개발한 혁신신약 세노바메이트를 기술 수출하지 않고 미국 FDA(식품의약국)에 신약 판매 허가신청을 제출한 상태다. 세노바메이트는 최고 수준의 기술과 전문성이 필요한 중추신경계 난치성 질환 치료제로, FDA 판매 허가를 받으면 2020년 상반기부터 미국 판매가 가능해진다.

SK㈜는 지난해 아일랜드 원료의약품 생산 공장인 'SK바이오텍 아일랜드'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7월 미국의 '앰펙(Ampac Fine Chemicals)' 인수에도 성공했다. 글로벌 제약시장을 양분하는 유럽과 미국에서 주요 기업을 품에 안은 셈이다.

이에 따라 SK㈜의 기업가치도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이날 대신증권은 보고서에서 "SK바이오팜의 신약 가치는 6조2천172억원으로 추정되며 SK바이오팜의 가치를 기존에는 장부가액으로 반영했다면 이제는 현실화해야 할 때"라며 "SK㈜의 목표주가도 37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SK㈜도 M&A 결과 등을 토대로 글로벌 사업확장을 지속해 오는 2022년 기업가치 10조원 규모의 글로벌 선두 CMO(의약품 위탁생산업체)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현재 한국과 아일랜드에서 총 40만 리터급의 원료의약품이 생산되고 있고, 앰펙 생산 규모를 고려할 때 2020년 이후 생산 규모가 글로벌 최대인 160만 리터 급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이은 글로벌 CMO 인수와 신약 상업화를 통해 SK는 오랜 목표였던 '글로벌 종합제약사로의 도약에도 바짝 다가서게 됐다고 자평했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비즈니스모델 혁신방법의 하나로 글로벌 경영을 강조하면서, SK㈜도 글로벌 투자형 지주회사로 변화를 모색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SK㈜는 전문영역인 에너지사업에서도 지난해 10월 미국의 셰일가스 프로세싱 서비스업체인 유레카(Eureka)에 이어 올해 5월에는 미국 셰일 원유/가스 프로세싱 서비스업체인 브라조스미드스트림(Brazos Midstream)에 2억5천만달러를 투자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SK㈜는 동남아 1위 카세어링업체인 그랩에 대한 투자를 포함해 모빌리티 분야와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국내 지주회사도 배당과 브랜드사용료에 의존하지 않고 글로벌 사업확장을 통해 수익 다각화 및 기업가치 제고가 가능하다는 것을 SK㈜가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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