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주년 ①> '재선에 사활' 트럼프, 파월 팔목 비트나
<트럼프 2주년 ①> '재선에 사활' 트럼프, 파월 팔목 비트나
  • 진정호 기자
  • 승인 2019.01.14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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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 오는 20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지 2주년이 되는날입니다. 지난 2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정책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트럼프 리스크'라는 금융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반향이 컸습니다. 앞으로 남은 2년, 금융시장에 미칠 트럼프 리스크는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임기 후반을 맞아 트럼프 대통령이2020년 재선을 위해돌출행보를 더 강화할 것으로보이기 때문입니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8년 만에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트럼프의 국정 운용 독주에 제동이 걸릴지, 또 이것이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또 다른 불확실성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트럼프의 취임 2주년을 맞아 전 세계 경제 및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트럼프의 향후 행보와 경제 이슈별 전망을 짚어봅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오는 2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맞게 된다. 지난 2년을 돌아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좌충우돌 전략은 곳곳에서 파열음을 빚어냈고 글로벌 금융시장에 중대한 리스크로 작용해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압박은 그중에서도 시장의 불안감을 극대화한 요인으로 여겨졌다. 그는 취임 후 1년의 '허니문' 기간에는 간섭을 자제했지만,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지 않자연준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시장을 혼란으로 몰아넣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2년간 어떻게 나올지는 미지수다. 시장 참가자들은 그가 2020년 재선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백악관이 연준에 대한 압박의 끈을 놓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선하려면 표를 의식해 경기가 식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금리 인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부단하게 연준을압박할 전망이다.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춘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술 더 떠 금리 인하마저 요구할 수도 있다.

결국 연준은 2020년 재선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계속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파월 의장은 여건이 무르익어도 시장과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해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고 금융시장도 불확실성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짧은 허니문·노골적인 적의

역사적으로 미국 대통령들은 연준이 관장하는 통화정책에 간섭하려 들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처럼 노골적으로 '적의'를 드러내는 경우는 드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파월 의장이 취임했을 때만 해도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연준이 전임 재닛 옐런 의장 시절부터 계속된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지 않자 갈수록 인내심을 잃었고 작년 하반기부터 파월 의장을 헐뜯기 시작했다.
 

 

 

 

 

 


파월 의장과 연준을 겨냥해 "금리 인상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 "그를 임명한 것은 조금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조금도", "연준은 미쳤고 통제 불능" 등 이례적인 독설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서슴없이 쏟아졌다. 지난해 말에는 파월 의장의 해임 검토설까지 나돌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공격한 이유는 긴축 통화정책이 그의 '업적'을 갉아먹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연준은 경기 과열을 방지하고 물가 목표치를 달성하고자 금리를 꾸준히 올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자신이 이룩한 성장 가도에 방해가 된다고 본 것이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미국 경제 성장세가 줄어드는 데 영향을 미친 측면은 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1월 "연준의 점진적인 긴축과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효과 축소로 미국 경제가 올해 내내 점진적으로 둔화할 것"이라며 "현재의 3.5%에서 2019년 연말이면 1.75%까지 상당히 낮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과 연준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월권이라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독립적이어야 할 연준을 정치판으로 오염시키고 있다며 그의 비난으로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만 커졌다고 지적했다.

WSJ은 "이제 투자자들은 연준이 단순히 경제지표와 금융여건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달래거나 이를 무시하려는 욕구에 휘둘릴 수 있다고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2년 남은 재선…옐런 역할 요구할까

문제는 재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020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연준에 대한 압박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집권 후반기엔 재선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여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가장 큰 걸림돌은 경제 둔화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2월 중순 미국 NBC와 WSJ이 공동으로 집계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3%는 미국 경제가 악화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는 작년 1월의 20%에서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는 응답자가 늘어난 것이다. CNBC는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낮춘다고 진단했다.

작년 11월 선거 전문 기관 파이프서티에잇의 선거 전문 예측가인 네이트 실버는 경기 둔화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먹구름이 끼었다고 진단했다.

미국 경기가 침체로 들어설 확률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연준이 선호하는 경기 침체 선행 지표인 미국 국채 3년물과 10년물 간 스프레드(금리 격차)는 지난주 18.6bp까지 좁혀졌다.

클리블랜드 연은은 해당 스프레드로 1년 후 경기 침체 확률을 산출한다. 지난달 14일 기준으로 3개월-10년물 스프레드는 47bp를 기록했고 1년 후 침체가 발생할 확률은 24%로 나왔다.

지난 1982년 이후 클리블랜드 연은 모델은 미국 경기가 침체로 돌아섰을 때조차 1년 후 침체 확률이 54%를 넘지 않았다. 이는 1년 후 침체 확률이 24%라도 실제로는 가능성이 훨씬 클 수 있다는 의미다.

BMO캐피탈마켓츠의 이안 린젠 미국 금리전략 총괄은 "해당 스프레드가 한 달 새 급격히 좁혀진 만큼 이번 달 산출되는 1년 후 침체 확률은 더 오를 것이 명백하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경기 둔화가 현실화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상을 중단하라고 계속 압박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연준이 한동안 금리를 올리지 않는 상황에서 경기 지표가 악화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마저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케네스 로고프 경제학 교수는 지난해 5월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기고한 글에서 "연준의 독립성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 2020년 즈음 시험에 직면할 것"이라며 ""결정적 시기에 연준이 자랑하던 독립성은 대부분 사람의 인식보다 더 취약한 것으로 드러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과정에서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이 힐러리 클린턴을 도우려 금리를 억누른다고 공격했다며 "그것은 정확하게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에 보고 싶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연함과 강직함…파월의 숙제

파월 의장과 연준으로선 2020년 대선까지 경제 여건과 시장 흐름에 따라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운용하면서도 백악관의 개입은 무관하다는 점을 잘 드러내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최근 파월 의장이 보인 태도 변화에서 그런 고민이 읽혔다.

파월 의장은 지난 4일 전미경제학회에서 시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며 문제가 생기면 통화정책을 빠르고 유연하게 전환할 준비가 돼 있고 '상당히 크게' 움직일 수도 있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사임을 요구한다면 거부할 것이라고 못 박아 정책 기조는 백악관 때문에 수정되는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WSJ은 지난해 11월 '트럼프의 압박에 대응하는 파월의 네 가지 원칙'이라는 기사에서 그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공개 언급하지 않으며 도발 당해도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런 파월 의장이 공개 석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토한 것은 적극적으로 연준의 독립성을 지키겠다는 의사로 보인다.

올해 금리 인상 기조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얼마나 통했든 다소 변화가 예상된다. 월가 투자은행 중 다수는 연준이 올해 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며 연말에는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본다.

BMO에 따르면 지난 1989년 2월 미국 3개월-10년 국채 스프레드가 20bp 이하로 떨어졌을 때 연준은 다음 달인 3월 금리 인상 기조를 중단했고 6월에는 금리 인하에 나섰다.

90년대에도 수차례 해당 스프레드가 20bp 선을 하향 돌파할 때마다 연준은 금리를 내리거나 인하에 앞서 인상 흐름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UBS의 아트 카신 전략가도 "미국 국채금리는 이제 더 오르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이 올해가 끝나기 전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에도 연준이 올해 예정대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시각도 여전히 나온다. 미국 고용과 임금이 여전히 경기확장을 가리키는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을 임의로 멈추기는 어렵다는 논리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12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31만2천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18만2천명을 대폭 웃도는 수치로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에 힘을 실어줬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스콧 브라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호조로 시장이 더는 연준의 금리 인하를 거론하지 못하게 됐다며 연준의 다음 행보는 금리 인하일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지만, 고용지표가 찬물을 끼얹었다고 진단했다.

jh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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