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파운드화가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에서 부결됐음에도 급반등한 것은 시장 참가자들이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5일(현지시간) 열린 영국 하원 승인 투표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브렉시트 합의안은 큰 표차로 부결됐다.

부결 소식이 나오기 직전 파운드화는 뉴욕장에서 달러화에 장중 1.5% 이상 떨어진 1.26달러대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가파르게 반등해 전장보다 0.13% 오른 1.28831달러에 뉴욕 거래를 마쳤다.

파운드화는 아시아 시장에서 다시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1.28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TD증권의 제임스 로시터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즉각적인 반등은 투표를 앞두고 몇 시간 동안 누적된 파운드화 약세의 되돌림으로 보인다"라며 "이는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지극히 교과서적인 움직임과 같다"고 진단했다.

브렉시트 합의안의 부결은 시장이 예상했던 결과라는 점에서 파운드화가 다시 제자리를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표차가 200표를 넘는 등 예상보다 큰 표차로 패하면서 테레사 메이 총리의 정치적 입지에 대한 우려와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는 커졌다.

이날 승인 투표 부결 발표 직후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다만 코빈의 불신임안이 통과돼 메이 총리가 물러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코빈의 불신임안은 16일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이 크다.

메이 총리는 3 개회일 이내인 21일까지 의회에 대체안을 제출해야 한다.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 이후 유럽연합(EU)과의 재협상 가능성이 커지고, 영국이 브렉시트 시한을 연장할 가능성도 크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파운드화는 안정을 찾았다.

NAB의 레이 아트릴 글로벌 외환 담당 헤드는 다우존스에 "노동당의 불신임안은 주말 전에 부결될 것으로 보이며, 리스본조약 50조의 연장이나 2차 국민투표 가능성이 지금부터 아주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씨티도 리스본조약 50조의 연장 가능성이 아주 커졌다고 말했다.

리스본조약 50조는 회원국 탈퇴에 대한 규정을 담은 것으로 영국은 해당 조항에 따라 오는 3월 29일 EU를 떠나게 된다.

앞서 외신들은 EU와 영국 당국이 해당 조항의 적용을 연장해 브렉시트 시점을 늦추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도 CNBC에 "대다수 사람은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크게 낮추고, 일종의 딜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어느 한쪽으로 예측할 수 없는 너무 많은 시나리오가 있다면서도 대다수 사람은 '하드 브렉시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며 이 때문에 파운드화가 버티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불확실성은 상당하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영국 정부에 조속한 시일 내에 다음 단계 조치에 대해 명확하게 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최악의 상황으로 꼽히는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대비를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파운드-달러, 장중 차트>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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