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보험업 판도 바꿔 업계 톱3 도약"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舊 ING생명)와 신한생명을 한시적으로 별도 자회사로 운영한다.

생명보험 자회사 간 완전 합병은 오렌지라이프의 잔여지분을 인수하는 시기 등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지분 59.15%) 자회사 편입을 승인했다.

앞서 신한금융은 주당 4만7천400원, 총 2조2천989억원에 오렌지라이프 보통주 4천850만주를 인수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일정 기간 그룹 내 별도의 자회사로 운영해 각 사가 가진 고유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것"이라며 "그룹 편입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당분간 오렌지라이프의 인력구성과 재무 건전성 등 차별화된 역량을 보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대신 그룹 차원의 공동사업과 함께 협업 범위를 넓혀가기로 했다.

은행과 카드, 금융투자 등 다른 계열사와 교차 판매, 공통 마케팅을 강화해 고객의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GIB와 GMS 등 그룹 사업 부문제의 역량을 활용한 자산운용 수익률을 제고해 다양한 형태의 원신한(One-Shinhan) 시너지를 창출함으로써 그룹 가치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가 보유한 유럽식 선진적 경영관리 체계와 다수의 보험 전문가를 활용해 글로벌 보험 시장에서의 그룹 경쟁력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오렌지라이프는 신한금융지주의 14번째 자회사다.

지난 2017년 신한리츠운용을 설립한 데 이어 현재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인 아시아신탁과 조만간 설립할 AI 전문 투자자문사까지 고려하면 그룹의 자회사는 16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조 회장의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결과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신한생명의 자산은 31조2천110억원으로 업계 8위지만, 오렌지라이프(32조3천461억원)와 합병하면 63조원을 웃도는 상위권 생보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같은 기간 1천2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벌어들인 신한생명의 성적표는 업계 9위로 시장 점유율은 3%에 불과하다.

하지만 같은 기간 2천651억원(업계 5위)을 기록한 오렌지라이프와 단순 합산을 가정하면 업계 4위로 도약이 가능하다. 시장 점유율도 9.5%로 늘어난다.

오렌지라이프 인수는 신한금융이 KB금융지주로부터 리딩 금융 왕좌를 되찾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 종합(화면번호 8031)에 따르면 KB금융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3조4천789억원. 신한금융은 3조2천621억 원으로 양사의 차이는 2천억원 안팎이다.

오렌지라이프의 연간 이익 전망치 3천400억원 중 지분법에 따라 신한금융에 반영될 이익은 2천억원 정도다.

자회사 편입 시기에 따른 각종 조달비용을 고려하더라도 양사의 당기순이익 격차는 크게 줄어든다.

연이은 인수·합병(M&A)으로 재편되고 있는 보험업권에서 늘어난 자본력을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취임 이후 줄곧 비은행 부문 강화를 내세워 온 조용병 회장은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함으로써 그간 추진해온 '2020 스마트 프로젝트'의 동력을 더욱 가속할 수 있게 됐다.

조 회장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기반으로 보험업계의 판도를 새롭게 바꿔 업계 '톱 3'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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