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U FTA 개정해야 된다" 강조하기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올해 유럽 경제는 지난해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을 것이며 가장 큰 리스크는 무역전쟁일 것이라고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 유럽연합(EU)대표부 대사가 30일 밝혔다.

이날 서울 중구 EU 대표부 대사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라이터러 대사는 올해 유럽의 경제와 무역 문제 등에 대해 전망을 내놓으며 이 같이 말했다.

라이터러 대사는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 속에서 유럽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무역전쟁'이 경제 성장에 가장 큰 리스크라 보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역전쟁을 언급하면서 양손으로 따옴표 제스처를 취할 만큼 문제라는 인식을 분명히 드러냈다.

라이터러 대사는 "현재 다자주의 무역시스템이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며 "무역전쟁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 것으로 세계무역기구(WTO) 및 다자주의 체제를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라이터러 대사는 현재 EU 경제는 생산성 증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새로운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며 한국이 4차산업 혁명 강국인 만큼 다각도로 협력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 EU 경기가 둔화하면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 정책을 재도입해야 하느냐는 질문엔 ECB가 자체적으로 판단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라이터러 대사는 ECB는 독립적인 존재로 자체적으로 면밀히 경제 상황을 판단해 정책을 도입할 권한이 있고 다른 정책기관이 이를 건드릴 수 없다며 "양적완화가 추가로 필요하다면 ECB가 잘 결정할 것"이라고 전적인 신뢰를 보냈다.

라이터러 대사는 한편으론 한국과 EU의 자유무역협정(FTA)이 개정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EU FTA가 체결된 지 8년이 지났는데 그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현재 협정은 전자상거래(E-커머스)와 같은 변화를 모두 담아내지 못하는 만큼 현실에 맞춰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회에서 관세법 개정안이 통과됐는데 여기에는 비행기에 들어가는 부품을 다시 수입할 때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었다며 이런 내용은 FTA 재협상으로 풀어야지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구멍을 메워선 안 된다고 말했다.

라이터러 대사는 "한국은 교역 규모는 확대하고 싶어하면서도 FTA를 개정하는 데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며 "최근 FTA를 개정한 일본 및 캐나다와 비슷한 수준으로 개선되도록 계속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터러 대사는 또 브렉시트 문제에 대해선 '하드 브렉시트'는 없을 것이라는 게 영국 정부의 입장이라며 EU 입장에서도 재협상이란 있을 수 없고 우리 합의안이 최선이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영국 정부와 의회가 논의하는 것을 보면 브렉시트 계획이 '플랜 B'에 이어 '플랜 C'로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하드 브렉시트는 없다는 점은 분명히 보여준 만큼 이제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EU 대표부 기자간담회에는 라이터러 대사를 비롯해 대표부 측 정책 담당자들이 난민과 성소수자 인권, 개인정보보호규정(GDPR), 유럽 안보, 교역 문제 등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jhji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