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도 문제 내려도 문제"…항공·정유사, 유가에 '울상'
"올라도 문제 내려도 문제"…항공·정유사, 유가에 '울상'
  • 이민재 기자
  • 승인 2019.01.3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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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유가 상승은 항공업계에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항공사업 비용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유류비가 오르기 때문이다. 반면 정유업계에는 국제유가 하락이 악재로 꼽힌다. 정유업체들이 보유한 재고자산의 평가이익을 떨어뜨리고 부정적인 시차효과를 초래하는 탓이다.

그런데 지난해 배럴당 80달러대와 40달러대를 오르내린 국제유가에 항공업계와 정유업계가 함께 울상이다. 작년 실적악화의 주된 이유로 항공업계는 국제유가 상승을, 정유업계는 국제유가 하락을 꼽았다.

◇ 항공업계, 유류비 1조원↑…유가하락 지연반영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천763억원으로 2017년 대비 28% 감소했다. 작년 4분기만 보면 영업이익은 4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줄었고, 당기순손익은 적자 전환했다.

연간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아시아나항공도 작년 4분기 25%가량의 영업이익 감소를 겪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했다. 연간 영업이익 감소 폭은 대한항공보다 작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류비 부담은 전년도보다 더 커졌을 것으로 추정됐다.

항공업체들의 실적 부진에는 국제유가 상승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2016년부터 연출된 국제유가 오름세는 작년 3분기까지 꾸준히 이어지며 항공업체들의 연료비 부담을 가중했다. 지난해 1분기 배럴당 60달러 수준에서 횡보하던 두바이유 가격은 10월 초 배럴당 84달러선까지 치솟았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국제유가 상승으로 유류비 증가가 6천779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유류비는 항공업체 영업비용에서 30%나 차지하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4분기 들어 국제유가 증가세가 꺾였지만, 실적 반등까지는 역부족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각 항공사가 보유한 유류 재고를 고려하면 국제유가 변동이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대략 한 달 반 정도가 걸리기 때문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국제유가가 가파른 조정을 보였음에도 투입 시차를 고려하면 해당 분기에 적용되는 급유단가는 여전히 전년 동기 대비 25% 이상 높은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공업체들이 국제유가 상승을 유류할증료 등 방식으로 운임료에 반영할 수도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평균단가를 책정한다고 하더라도 국제유가가 움직이기보다는 안정적인 편이 더 낫다고 평가된다.

김봉균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국제유가에 연동돼 일정한 스프레드를 유지하고 있는 국제 항공유 가격이 11월부터 하락세로 전환되기는 했지만, 항공사 입장에서는 유가가 큰 폭으로 오르내리기보다 안정세를 이어가는 것이 원가통제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봤다.

다수 전문가는 지난해 4분기 국제유가 하락이 올해 1분기부터 항공업체들에 비용 절감 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4분기 어닝 쇼크는 유류비가 전년 대비 추가로 발생한 데다 인건비, 공항 관련 비용, 엔진 정비비 등 일회성 비용들이 예상보다 크게 발생한 영향"이라며 "작년 말 유가 급락 이후 저유가로 인한 유류비 개선이 올해 1분기부터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정유업계, 줄줄이 적자전환…유가 회복세 주목

정유업계에서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은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6천806억원을 거뒀다. 지난 2017년 대비 50.4% 감소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41.9% 줄어든 6천610억원을 가리켰다.

정유업계는 지난해 2분기 들어서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이익이 실적에 반영되며 정유부문 영업이익이 확대됐다.

그러나 같은 해 3분기 국제유가가 상승 속도를 늦추며, 직전 분기 발생한 유가 관련 이익이 사라졌다고 분석됐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정유부문에서 대규모 영업손실이 재차 연출됐다.

이에 더해 작년 4분기 급락한 국제유가는 정유업체의 연간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4분기에만 3천910억원의 재고평가손실을 내며 분기 적자 전환했다. 현대오일뱅크도 같은 기간 1천753억원의 영업손실과 1천900억원대의 당기순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국제유가 하락은 부정적 시차 효과를 초래하며 정제마진도 떨어뜨렸다. 국제유가가 높을 때 비싼 가격에 사둔 원유를 1~2개월 시차를 두고 사용하지만, 석유제품 가격은 이미 하락한 상태기 때문에 정제마진이 하락하고 손실이 늘어난 것이다.

그나마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정유업계가 올해 1분기부터 실적을 개선할 것이라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쓰오일이 작년 4분기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엔 유가 급락이 주된 요인"이라면서도 "이는 일회적 요인으로 분기 기준 실적은 재차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j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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