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이 애플에 대한 납품 실적에 따라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사업부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주요 거래처인 애플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3년 만에 분기 기준 영업적자를 냈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애플의 OLED 물량을 따고자 뛰고 있다.

삼성전자는 1분기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5천600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고 지난달 30일 공시했다.

매출은 6조1천2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8% 줄었다.

삼성전자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분기 기준 적자를 낸 것은 2016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부문이 이처럼 적자를 나타낸 데에는 계절적 비수기에 더해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OLED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애플은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OLED 주문을 줄였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는 지난해 4분기 중국 내 아이폰 출하량이 19.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부문의 실적은 그간 애플의 신규 스마트폰 출시에 연동돼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애플이 해마다 신규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하반기에는 실적이 좋아지다가, 상반기에는 실적이 감소하는 사이클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특정 고객 의존도가 높아 상반기마다 라인 비가동 문제가 발생한다"며 "단기간에 해결은 어려운 문제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1천32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3분기 만에 적자 전환한 LG디스플레이의 실적 역시 애플에 연동될 확률이 높다.

LG디스플레이는 신형 아이폰에 탑재될 OLED 패널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애플은 내년부터 생산하는 아이폰에는 LCD(액정표시장치) 사용을 전면 중단하고 OLED 디스플레이에 주력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주요 업체들의 디스플레이가 OLED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고 판매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OLED 패널 탑재 아이폰 2종과 함께 LCD 모델 1종을 출시한다.

LG디스플레이는 이에 따라 다음달까지는 애플에 대한 OLED 패널 공급 승인을 얻기 위해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는 애플로부터 OLED 패널에 대한 퀄리티 테스트를 받는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디스플레이업계에서는 이르면 하반기 출시되는 신형 아이폰에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이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은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부문이 95%를 독점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OLED 패널을 공급할 경우 독점에 균열이 생길 전망이다.

최근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도 아이폰용 OLED 공급사 지위를 얻은 것으로 알려지며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LCD는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어려워 OLED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태"라며 "차량용 OLED와 폴더블폰과 같은 신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아이폰, 화웨이와 같은 대형 고객사를 유치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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