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이 지난해 중국산 수입품에 투하한 관세 폭탄으로 이미 상품 가격들이 뛰기 시작했다며 미국과 중국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미국 소비자들이 더 큰 고통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골드만삭스가 진단했다.

13일(현지시각) 미국 CNBC에 따르면 골드만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 노트에서 "두 개의 정교한 학술 연구에서 지난해 부과된 관세 폭탄이 앞서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미국 소비자물가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가 발견됐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하치우스 수석은 "첫째, 미국 정부가 부과한 추가 관세는 온전히 미국 기업과 가계가 비용을 짊어지게 됐다"며 "둘째, 관세의 영향을 미국 생산업체가 청구하는 상품 비용에는 관세 부과 효과가 눈에 띄게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이 제시한 차트를 보면 관세 폭탄이 물가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분명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초부터 관세 폭탄의 충격을 받은 9개 부문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018년 2월 지수를 100으로 놓았을 때 지난달 103을 넘어선 반면 미국 근원 CPI의 전반적인 수치는 같은 기간 100에서 99까지 하락한 뒤 소폭 반등했다.

하치우스 수석은 "지난해 초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된 추가 관세만으로도 관세 영향 아래 놓인 산업의 상품 가격은 전반적인 소비자물가보다 훨씬 더 올랐다"며 "무역협상이 결렬되고 양국이 실제로 추가로 관세를 부과한다면 미국 소비자만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0일부로 중국산 수입품 2천억달러 어치에 대해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했다. 중국 정부도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국산 수입품 600억달러 어치에 대해 오는 6월 1일부터 관세를 인상하기로 했다.

양국이 무역전쟁을 확전한다면 관세가 미치는 범위는 더 커지게 된다. 지난 10일부터 적용된 관세 중 소비자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불과하지만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확전되면 추가 관세의 영향을 받는 소비자 상품은 전체의 60%에 달할 것이라고 골드만은 예상했다.

골드만은 "양국이 종국엔 합의에 이를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아직 관세를 투하하지 않은 중국산 수입품 3천억달러어치에 대해서도 결국 관세를 부과할 위험은 이제 30%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jhji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