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올해 1분기 주요 저축은행의 실적은 대손상각비 등 비용 증가와 중금리대출 성과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각사의 경영공시에 따르면 자산 기준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에 당기순이익 365억원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16억원보다 12.2% 줄어든 수치다.

주력 수익원인 이자수익(1천778억원)은 전년 동기보다 23.9% 늘었지만, 영업비용(1천652억원)도 27.9% 증가하면서 순이익 규모가 감소했다.

업계 2위인 OK저축은행은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9% 늘어난 당기순이익 173억원을 기록했다. 이자수익(1천945억원)과 수수료수익(32억원)의 동반 증가가 순이익 성장을 이끌었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부실에 대비한 대손상각비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면서 실적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작년 동기와 비교해 76.0% 급감한 2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자비용, 대손상각비 등 영업비용이 1년 만에 452억원에서 534억원으로 늘면서 발목을 잡혔다.

페퍼저축은행은 3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주요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대손상각비가 352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0억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중금리대출 확대와 디지털금융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중위권 저축은행들은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

유진저축은행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0.7% 급증했다. 이자수익이 683억원으로 13.9% 늘어난 반면, 영업비용(622억원)이 40억원 정도 줄면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모바일 금융플랫폼 웰컴디지털뱅크(웰뱅)로 업계에서 디지털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웰컴저축은행은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9% 급증한 26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달 웰뱅을 2.0 버전으로 개편하면서 디지털금융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웰뱅은 출시 1년 만에 다운로드 50만명, 실사용자 40만명 이상을 확보했다. 하반기에는 웰뱅을 통해 소액외환 송금업무도 선보일 계획이다.

JT친애저축은행은 1분기에 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에는 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대출채권 매각을 통한 처분이익이 1억원에서 57억원으로 대폭 증가하면서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호실적을 달성한 저축은행들은 대부분 중금리대출 확대에 성공한 곳이다"며 "다만, 이달부터 제2금융권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도입되면서 중금리대출 확대를 통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wchoi@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