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소액해외송금업 제도 도입 이후 국내 해외송금시장에서 은행의 경쟁력이 약해진 가운데 블록체인 등 혁신기술을 활용한 송금 서비스에 주목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11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 '국내 해외송금시장의 변화와 전망'에 따르면 2015년 87억2천만달러였던 개인 해외송금액 규모는 지난해 134억달러까지 증가했다.

보고서는 외국인 근로자 등 장기체류 외국인 수가 같은 기간 114만3천명에서 124만7천명으로 증가한 것을 해외송금시장 규모가 커진 배경으로 꼽았다.

전체 해외송금액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2015년 25%에서 지난해 40%로 크게 확대됐다. 특히, 정부가 2017년 8월 소액해외송금업제도를 도입한 이후 업체수와 송금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17년 8월 4개에 불과했던 소액해외송금업자는 지난달 말 기준 25개로 급증했다. 현재 영업 중인 업체는 20개 정도로 추산된다.

작년 소액해외송금업자를 통해 송금된 금액은 8억1천500만달러, 건수는 116만건에 달했다. 국가별 소액해외송금 이용 현황을 보면 송금액 기준으로 네팔, 필리핀, 베트남의 비중이 컸다. 송금 건수 기준으로는 필리핀, 네팔, 캄보디아 순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보고서는 "은행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국가에서 소액해외송금 활용도가 높은 편"이라며 "네팔과 필리핀은 해외이주 근로자의 송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진입 규제 완화는 해외송금시장에서 은행 중심의 경쟁 구도를 변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소액해외송금업자와 새롭게 진입하는 비은행 금융회사로 인해 기존 해외송금시장을 독점해온 은행의 경쟁력은 점차 약화하고 있다"며 "외국인 근로자의 송금 수요가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저렴한 수수료가 강점인 소액해외송금업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송금시장에 들어오는 신규 사업자의 경우 블록체인 등 혁신기법을 통해 빠르고 저렴한 송금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실제 코인원트랜스퍼는 지난해 말 국내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 크로스를 출시해 주목을 받았다.

크로스는 다른 해외송금 서비스에 비해 중개기관이 적기 때문에 송금 속도가 10분 이내로 빠르다. 수수료도 송금액의 1% 이하로 낮췄다.

보고서는 "기존 은행은 수수료 인하를 수용하면서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현지 제휴기관을 확대해 이용자의 접근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블록체인 등 핀테크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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