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수신상품 금리를 일제히 내리면서 시중은행 대비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성장곡선을 그려온 고객수 증가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1일부터 '주거래우대 정기예금' 금리를 0.05%포인트(p) 인하했다.

주거래우대 정기예금은 급여이체 계좌 보유, 체크카드 월 20만원 사용 등 우대조건을 충족했을 때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이번 금리 하향 조정으로 1년제 상품의 경우 연 2.50%에서 2.45%로 금리가 내려갔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4월 말 주력 정기예금 상품인 '코드K 정기예금'의 금리도 0.3%p 내렸다. 이 상품의 만기 1년 기준 연 금리는 2.10%다.

다른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올해 들어 수신상품 금리를 잇달아 인하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만기 1년 기준 정기예금 금리를 2.35%에서 2.20%로 내렸다. 지난 3월에도 정기예금 금리를 0.15%p 내린 바 있다.

이처럼 두 은행이 정기예금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여신금액에 비해 수신금액의 증가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예금상품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이자 규모가 커지다 보니 수익성 관리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예대율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예대율은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도입한 지표로, 예수금 잔액 대비 대출금 잔액 비중을 나타낸다.

시중은행들은 예대율 10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지만 인터넷은행들은 반대로 예대율 하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지난달 말 기준 예대율은 각각 60.6%, 63.7%까지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017년 출범 당시만 해도 시중은행보다 나은 금리 혜택을 제공했던 인터넷은행의 수신상품 경쟁력이 점점 하락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의 금융상품 통합비교공시에 따르면 만기 1년 기준 은행권 정기예금(우대금리 상품 제외) 중에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광주은행의 '쏠쏠한마이쿨예금'과 전북은행의 'JB다이렉트예금통장'이다.

두 상품의 금리는 2.30%로 케이뱅크 코드K정기예금(2.10%), 카카오뱅크 정기예금(2.20%)보다 높은 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문제는 수신상품 경쟁력 약화로 지난 2년간 이어졌던 고객 증가세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말 현재 카카오뱅크의 고객 수는 962만명에 달한다. 케이뱅크는 KT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중단으로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고객 수가 최근 100만명을 돌파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출범 초기에는 수신상품 금리를 올려 공격적으로 고객을 유치했으나 대출잔액 증가 없이 이런 영업기조를 이어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 예대율 관리가 인터넷은행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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