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하반기 대대적인 인사를 통해 전열 정비에 나섰다. 조직개편은 최소화하면서도 부행장과 본부장의 업무분장으로 인적 재배치를 단행하고, 직원들의 대규모 승진을 통해 사기진작을 도모했다. 또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해 고객과 조직문화를 중시하는 자신의 경영 철학을 실천하도록 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전일 하반기 정기인사에서 임원 업무분장을 새로 했다.

전략과 재무, 회계 등을 총괄하는 경영기획그룹은 안효열 상무가 맡아 눈길을 끌었다. 안 상무는 2017년 말 부장에서 상무로 곧장 승진한 발탁인사의 주인공이다. 1965년생으로 현재 임원 중 가장 젊다.

대기업고객과 외환사업 등을 담당하는 대기업그룹은 주철수 부행장이, 개인고객과 원신한추진부 등이 소속된 개인그룹은 김성우 부행장이 담당한다. 기관고객과 시도금고영업은 이희수 부행장이 맡아 기관그룹을 이끈다. 정만근 부행장은 영업추진 2그룹을 맡았다.

이번 업무분장은 지난해 연말 위성호 전 행장이 단행한 부행장 인사에 변화를 줬다는 데 의미가 크다. 내부에서는 하반기 영업을 앞두고 임원들의 전문성을 살려 적재적소에 배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본부장급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영종 강서본부장은 조만간 절차를 거쳐 오렌지라이프 전무급 임원으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지주에 몸담으며 오렌지라이프 인수에 관여했던 만큼, 최근 연이은 임원 이탈에 어수선해진 조직을 정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후임으로는 위 전 행장 시절 인사부장을 맡았던 신현민 본부장이 이동한다. 지난 4월 인사에서 디지털컨택본부를 맡은 지 석 달 만이다.

그 밖에 이재근 도곡역지점 커뮤니티장이 WM본부장에, 강신태 대기업고객부장이 대기업계열영업3본부장으로 신규 선임됐다.

행장 직속 태스크포스(TF)도 신설했다.

'고객 퍼스트 성과평가체계 도입 TF'는 그간 금융상품 유치에 열 올렸던 무조건적인 성과주의를 근절하고 핵심성과지표(KPI) 항목을 개선하는 게 핵심이다. 경기 악화로 어려워진 개인·기업 고객을 도울 수 있는 영업방식을 담을 예정이다.

고객 퍼스트는 진 행장이 취임과 동시에 강조해온 어젠다다. 지난 4월 한 달간 실시한 현장경영에서도 고객을 최우선에 두겠다며 고객 퍼스트 정신을 전 영업점에 전파했다.

'라이크 신한(Like Shinhan) TF'도 신한문화 전도사로 불리는 진 행장의 뜻을 가늠할 수 있는 시도다. 진 행장은 TF를 통해 유연하고 수평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직원의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는 전행적 실천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한 상태다.

진 행장은 지난달 선제로 실시한 인사를 포함해 부지점장급(Ma) 이하 직원 150여명을 영업점에 우선 배치했다. 하반기 승진 규모도 예년보다 배로 늘려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최우선으로 뒀다.

올해 신한은행의 하반기 정기인사는 어느 때보다도 규모와 폭이 컸다. 지난해 연말 행장 내정자 신분으로 인사에 관여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만큼 사실상 이번 인사가 진 행장의 의중을 고스란히 담아낸 첫인사인 셈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위 전 행장이 퇴임 전 구축한 인사 구도를 재배치하는 데 주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조직개편을 논의하고 있는 WM그룹을 비롯해 경영지원그룹의 핵심 부서장이 다수 교체됐다. 이 중 6개월 만에 교체된 사례도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연초부터 현장 파악에 주력했던 진 행장이 하반기 인사를 앞두고 고민이 컸던 것으로 안다"며 "인적 재배치를 통해 사실상 조직개편과 같은 효과를 냈다. 전략적 판단이 반영된 인사인 만큼 하반기부터 진 행장의 스타일이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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