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보험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 개편방안이 발표됐지만, 뒷말이 무성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보장성보험 판매 시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첫해 수수료를 특별수당(시책)을 포함해 1천200%로 제한하기로 했다.

현재는 보험을 판매한 첫해 설계사에게 월 보험료의 1천700%까지 수수료를 지급할 수 있다. 월 보험료가 10만원인 상품을 팔면 설계사는 170만원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것이다.

보험사들이 자사의 상품을 팔기 위해 과도한 모집 수수료 경쟁을 벌여 민원·분쟁 유발 및 불완전 판매 등으로 이어지는 만큼 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당국이 과감히 메스를 댔다.

보험사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2021년부터 모집 수수료 개편안이 시행될 예정이지만, 독립보험대리점(GA)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GA 업계에서는 수수료를 1천200%로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GA는 모집 수수료로 점포운영비와 인건비, 기타 사업비 등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고 있어 보험사 전속설계사와 경쟁 시 출발선부터 다르다는 것이다.

전속 설계사보다 적은 수수료를 받는 역차별이 발생해 GA 소속 설계사의 이탈과 수익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GA 수수료와 보험사의 전속 모집 비용을 동일하게 규제하거나, GA 수수료에서 운영비를 제외하고 나머지 수수료에 대해 규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텔레마케팅(TM)이나 홈쇼핑 채널과 동일하게 2022년까지 시행을 유예해 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중대형 GA는 178개로 전년보다 2개 줄었지만, 소속 설계사는 18만746명으로 4.6% 늘었다.

특히 보험사가 판매 촉진을 위해 GA에 지급하는 시책비가 증가하면서 신계약이 1천318만건으로 28.6% 급증했다.

이미 소속 회원이 25만명으로 보험사 전속 설계사 수를 압도한 GA업계는 모집 수수료 개편안 반대 서명운동은 물론 규제개혁위원회와 금융위원회, 국회 등에 업계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GA업계는 2016년 금융당국이 GA 임차료 지원 금지를 추진하자 실력행사에 나서 개정안 시행 유예기간을 1년 6개월로 늦춘 바 있다.

보험사들은 다른 관점에서 이번 개편안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험 계약에 대한 수수료 지급 총량을 제한하지 않고 초년도만 규제해 2차년도부터 수수료를 늘리는 방식의 경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2021년부터 적용되는 만큼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내년까지 과도한 시책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가 촉발한 장기 인보험 경쟁으로 손해보험사들은 시책 출혈에 시달리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모집 수수료 개편안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보험사와 GA가 각각 불합리하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시행 유예를 뒀지만, GA업계의 강한 반발에 따라 정책에 변화가 있을지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부 이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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