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가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디플레이션으로 단정하긴 곤란하다고 밝혔다.

최근의 저물가가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등 공급측 요인과 정부 복지정책 강화 등 제도적 요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통계청은 3일 8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0.04%로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는 2%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1월 2%를 기록한 후 급격하게 떨어졌다. 올해 내내 0%대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은은 올해 중 물가가 낮은 수준을 보인 이유로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이 약화한 가운데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급측 요인과 정부 정책 측면에서의 물가 하방압력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8월 폭염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와 최근 국제유가 하락이 더해지면서 물가 하방압력이 더 확대됐다고 말했다.

한은은 물가가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디플레이션으로 단정하기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디플레이션은 물가수준의 하락이 자기실현적 기대 경로를 통해 상품 및 서비스 전반에서 지속하는 현상이다.

한은은 최근의 낮은 인플레이션이 물가하락의 광범위한 확산성과 자기실현적 특성이 나타나지 않고, 공급측 및 제도적 요인이 가세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소비자물가 구성 품목 중에서 가격 하락을 주도하는 품목 수의 비중은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한은은 진단했다.

또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물가안정목표인 2%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자기실현적 물가 하방압력을 어느 정도 제어하고 있다고 한은은 말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후 연말에는 사라지면서 다시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며 "물가가 1%대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우리 경제가 예상 밖의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총수요가 급격하게 위축될 가능성은 작다"며 "최근 무역 분쟁,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물가와 경기 여건을 면밀하게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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