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지난 분기 깜짝 상승세를 나타낸 유통업 경기전망이 1분기 만에 다시 하락했다.

온라인쇼핑 경기전망은 4년 연속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내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기전망이 계속해서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0일 소매유통업체 1천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9년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전 분기 대비 2포인트 하락한 9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분기 소폭 회복세를 보였지만, 1분기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RBSI는 기준치(100)를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업태별로는 무점포소매가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4분기에 계획된 온라인 대규모 할인행사에 온라인 업체들의 실적 기대가 반영되며 105를 나타냈다.

온라인에서만 가능한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바탕으로 큰 폭의 매출상승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백화점도 전분기보다 17포인트 오른 103으로 기준치(100)를 상회하며 긍정적 전망이 앞섰다.

업계는 겨울철을 맞아 패션용품인 롱패딩, 모피, 코트와 겨울용 침구류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화점 경기전망은 지난해 4분기에도 기준치를 넘어 겨울철 특수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프라인 업태인 대형마트, 편의점, 슈퍼마켓은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대형마트는 81로 13포인트 하락하며 최근 5년간 유례없는 낙폭을 보였다.

이는 2014년 3분기 대형마트의 경기전망지수가 112에서 97로 15포인트 하락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감소 폭이다.

추석특수 등이 끝난 4분기에는 대형마트의 경기 반등 요인이 적고, 온라인 채널과의 경쟁, 대규모점포 규제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편의점은 전 분기 대비 9포인트 떨어진 78로 집계됐다.

4분기는 겨울철로 들어서면서 편의점이 비수기에 진입하는 시즌이다.

비수기 매출 부진에 대한 우려에 더해 연초부터 제기된 최저임금에 대한 부담은 편의점 경기 전망치 하락의 대표적 요인으로 지적됐다.

업계는 업태악화의 타개책으로 무인점포와 배달, 세탁, 외화 결제 등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슈퍼마켓 역시 9포인트 하락한 75을 나타냈다.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규제에 더해, 온라인 유통과 최저가 경쟁이 지속하고, 주요 온라인몰이 신선식품까지 판매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 올해 6월 음·식료품에 대한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 같은 달 대비 25%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유통업계의 4분기 수익성은 변화 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3곳 중 2곳(66.0%)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악화할 것(28.3%)이라는 전망이 호전될 것(5.7%)이라는 전망보다 많았다.

백화점과 무점포소매는 호전과 악화 전망이 비슷했지만 그 외 업태는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상대적으로 많은 약보합세를 보였다.

정책과제를 묻는 말에 유통업체들은 출점제한 폐지 등 규제 완화(54.1%)와 제조업 수준의 지원(16.5%), 최저임금 속도 조절(13.5%), 카드 수수료 인하(4.2%), 신기술 개발 및 사업화 지원(3.7%), 전문인력 양성(3.7%) 등을 꼽았다.

특히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서는 규제 완화를, 백화점과 무점포소매는 제조업 수준의 지원을, 편의점은 최저임금 속도 조절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올해 4분기는 계절적 요소, 경쟁 격화 등의 영향으로 업태간 업황 전망이 확연히 양분되는 특성을 보여줬다"며 "전반적으로 활로를 찾고 있지 못하는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업계의 자구 노력과 함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정책적 재검토와 보완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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