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외부에 맡기는 운용액 대부분을 해외 자산운용사에 맡기고 있어 국내 금융산업 발전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다시 나왔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국회의원이 KIC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KIC가 올해 8월 말 현재 운용하는 자산규모는 1천455억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66.9%인 974억달러를 직접 운용하고, 나머지 33.1%인 481억달러는 외부 자산운용사에 맡겨 운용하고 있다.

외부 자산운용액 481억달러 중에서 국내 자산운용사 3곳에 맡긴 위탁운용액은 4억6천만달러에 불과했다. 전체 외부위탁 운용 규모의 0.96% 수준이다.

나머지 99.04%(476억달러)는 해외 자산운용사에 운용을 맡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IC가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 운용액 316억달러를 외부에 맡겨 대가로 지급한 수수료는 지난해 1천12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천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2분기까지 지급한 수수료도 527억원에 이른다.

이는 운용의 69%를 외부에 맡기고 있는 대체자산 위탁운용 수수료는 제외한 금액이다.

김경협 의원은 "KIC가 외부 위탁운용의 99.04%를 해외운용사에 의존하다 보니 1천억원이 넘는 위탁운용 수수료가 해외운용사로 빠져나가는 실정"이라며 "'국부펀드가 국부를 해외에 유출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투자공사법에서 정한 KIC의 존립 목적은 국부 수익 창출과 함께 국내 금융산업 발전이라고 했는데 해외운용사에 과도한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은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등 해외 국부펀드들이 자국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정책·제도적으로 자국 운용사에 위탁운용을 맡기거나 위탁물량을 조정하는 사례를 KIC도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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