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지난주 미·중 무역 협상이 1단계 합의에 이르렀지만, 시장은 합의 내용에 실망한듯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가 1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배런스는 미·중 무역 협상을 둘러싼 낙관론은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으로 보인다며 합의 결과는 무역 분쟁의 핵심을 건드리지도 못했을뿐더러 두 초강대국의 갈등이 여러 방면으로 확산되면서 미국 기업에 새로운 압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런스는 무역 분쟁의 핵심 문제는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불법으로 지급하는 보조금을 줄이거나 없애는 것, 지적 재산권과 컴퓨터 소스 코드의 보호, 사이버 절도 행위, 미국 기업의 기술이전 강요 등인데 이 가운데 제대로 다뤄진 게 없다며 지난주의 '미니딜'은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친다고 꼬집었다.

미국 법무법인 호건로벨스의 워런 마루야마 파트너는 "이번 합의는 아주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며 "시장은 이례적으로 속아 넘어갔다"고 말했다.

CQG파트너스의 라지브 제인 최고투자책임자(CIO)도 미니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른 상황은 주식을 매도할 기회라며 포괄적인 합의는 요원하고 양측의 이해도 여전히 간극이 크다고 말했다.

배런스는 11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가 장 마감 30분 전 상승폭을 크게 줄였다며 무역 협상이 실제로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고 투자자들이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일부 전문가는 미국이 앞으로 관세 인상을 주 무기로 삼는 대신 다양한 전략으로 중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보고 있다.

컨설팅업체 스트라트포의 레바 구전 글로벌 분석 부대표는 "지정학적 갈등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오가지도 못하는 상황에 부닥쳤다"며 "미국은 중국을 더 극단으로 몰아넣기 위해 관세 인상 대신 블랙리스트 확대나 중국 일부 기업의 비자 제한과 같은 다른 전략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프레야 비미쉬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자신들의 자주권이 위협받는다고 여기는 문제에 대해선 굴복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갈등은 계속 들끓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런스는 미국 정부가 연기금의 중국 투자를 제한하거나 중국 기업들을 증시에서 퇴출할 경우 특히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링스의 크리스토퍼 스마트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연기금의 중국 투자를 제한하거나 중국 기업을 증시에서 제외하면 투자자들은 대두나 기술에 부과하는 관세 이상으로 전혀 새로운 위험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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